‘퇴임 코앞’ 바이든, 우크라 추가지원

2024-12-31 13:00:01 게재

전쟁 종식 공언한 트럼프 당선인에 어깃장 … 러-우크라는 전쟁 포로 맞교환

30일 우크라이나의 미공개 장소에서 포로 교환을 마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들이 버스에 탑승해 있다. EPA=연합뉴스
내년 1월 20일 퇴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또다시 거액의 추가 군사지원을 결정했다. 전쟁 종식을 공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서둘러 결정한 기색이 역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성명을 통해 “내 남은 임기에 미국은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25억달러(3조6825억원) 규모의 안보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번 패키지에는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통해 미군이 보유 중인 비축분 무기 지원(12억5000만달러, 1조8400억원)과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이니셔티브(USAI)에 따른 12억2000만달러(1조7900억원)가 포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장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즉각적인 역량이 우크라이나에 계속 유입되고 방공, 포병 등 다른 중요한 무기 시스템을 장기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행정부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확대하도록 지시했다”며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구형 무기를 지원해 전장에 신속하게 전달하고 미국의 방위 산업 기지를 현대화해 새 무기로 보충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부가 겨울로 접어드는 우크라이나를 강화해 줄 수십만발의 포탄, 수천발의 로켓, 수백 대의 장갑차를 전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지원은 내달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코앞에 두고 이뤄졌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우크라이나 지원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전을 약속해 왔으며, 선거 과정에서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주장처럼 종전이 바로 이뤄지지는 않을 수 있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에 회의적인 입장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반해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필요할 때까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을 확인해왔으나 지난 11월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조기 종전론에 따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과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등지의 교전은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평화협상이 시작되면 현재 전선이 국경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보고 최대한 장악 지역을 늘리는 데 열을 올리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협상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를 탈환하기 위한 러시아의 공세에는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까지 동원되면서 격렬한 교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전황과는 별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새해를 앞두고 아랍에미리트(UAE) 중재로 총 300명 이상의 전쟁 포로를 교환했다. 30일 로이터,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양측이 각각 상대 포로 150명씩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포로들은 벨라루스 영토에서 석방돼 러시아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와 포로 교환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러시아가 점령한 마리우폴에서 붙잡힌 군인, 국경 수비대, 민간인 2명을 포함해 189명을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에 붙잡힌 모든 사람을 석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우리는 누구도 잊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각 상대국에 붙잡혀 있는 포로 숫자는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개전 이후 러시아에서 풀려난 우크라이나인 포로가 3956명이라고 밝혔다.

또 타티아나 모스칼코바 러시아 인권위원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군인들이 버스 주변에 모여 있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곧 우리 군인들이 친척과 친구들을 만나고 고국에서 새해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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