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가난한 나라 공중보건 큰 업적
기생충 기니웜 박멸 큰 기여
1월 9일 워싱턴성당 장례식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내년 1월 9일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거행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월 9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월 7일 워싱턴으로 운구돼, 여러 대통령들이 그랬던 것처럼 국회의사당에 안치돼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장례예배가 진행된다. 카터 전 대통령과 가까웠으나 이미 사망한 두 사람, 즉 1976년 카터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지만 친구가 된 공화당 제럴드 R. 포드 전 대통령과 카터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이자 파트너인 월터 F. 먼데일 전 부통령의 아들들이 추도사를 할 예정이다.
성당 예배가 끝난 후 카터 전 대통령은 고향인 조지아로 가 2023년 11월 96세의 나이로 사망해 77년간 함께 했던 아내 로잘린 카터 전 영부인 옆에 안장될 예정이다.
카터 전 대통령이 퇴임후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의 영향력은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특히 공중 보건 분야에서 더 기여를 했다. 그가 이룬 업적 중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는 고통스러운 기생충 감염인 기니웜병을 거의 완전히 박멸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1986년 약 350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이 병에 걸렸는데, 대부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발생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인권 단체인 카터 센터에 따르면 2024년 첫 10개월 동안 보고된 사례는 7건에 불과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88년 가나 아크라 근처의 두 마을에서 이 질병의 파괴적인 영향을 처음 목격했다. 그는 “2~3피트(60센티미터~1미터) 길이의 살아 있는 기니웜을 가진 어린아이의 몸에서 피부를 뚫고 튀어나오는 것을 한 번 보게 되면,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을 역임했던 포기 박사에게 전화해 “내가 세계 보건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변화가 있을까”라고 말했다. 자신을 얻은 그는 이후 기니웜병 박멸을 자신의 목표로 삼고 매진했다. 그 병이 수인성 전염병인 만큼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있도록 느리고도 힘든 노력을 끈질기게 진행했다.
그는 전직 국가 원수라는 드문 지위를 이용해 가장 가난한 시민들을 위해 대통령과 총리에게 로비를 벌였다. 그와 그의 아내 로잘린 카터는 아프리카 외딴 나라를 여행하며 환자들을 방문하고 위로했다. 그런 다음 그들은 다시 수도로 가서 사적인 모임을 갖거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기자 회견을 통해 같은 사람들을 대표하여 행동을 촉구했다.
또 1995년, 카터 대통령은 10년 넘게 수단 남부에서 벌어지고 있던 내전의 휴전 협상을 직접 도왔다. 거의 6개월 동안 지속된 휴전 덕분에 의료진은 기생충을 찾아내고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지역에 정수 필터를 배포할 수 있었다. 이 협정은 또한 정부와 반군 지도자들 간의 긴 협상 과정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결국 남수단의 독립으로 이어졌다.
카터 전 대통령은 대형 제약회사와의 거래를 중개하기도 했다. 1980년대에 제약회사 머크앤컴퍼니는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중동에서 작은 파리에 의해 전염되는 또 다른 기생충 질환인 ‘사상충증’을 치료하기 위해 멕티잔이라는 약물의 대규모 기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001년, 빌 게이츠와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세계 최대의 기부금으로 막 설립한 자선단체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카터 대통령에게 자문을 구했다. 게이츠는 카터 대통령의 격려가 공중 보건 분야에 대한 회의론을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