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사팀 입국, 블랙박스 조사
일부 핵심부품 분실
원인규명 늦어지나
무안국제공항에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을 밝힐 미국 조사인력이 국내에 도착해 사고기에서 수거한 블랙박스 조사에 착수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관계자 2명과 기체 제작사인 보잉 관계자 2명이 사고조사 참여를 위해 30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도착했다. 조사 참여를 협의 중인 기체 엔진 제작사 CFMI 측은 아직 참여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합동 조사는 어제 밤부터 시작됐으며, 현재 일부 훼손된 블랙박스가 어느 정도 조사가 가능한 상태인지 이런 부분부터 검토를 들어갈 것”이라며 “사고조사위원회에서도 아마 속도감 있게 조사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블랙박스 핵심부품인 커넥터가 분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원인규명 작업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30일 사고관련 브리핑에서 사고기 조종사가 사고 4분 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언급하며 메이데이(조난) 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사고기 조종사가 8시 59분에 조류 충돌에 따른 메이데이를 선언하고 복행(고잉 어라운드·착지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는 것)을 했다”며 “당시 보낸 신호가 처음이자 유일한 조류 충돌 신호”라고 설명했다.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보다 2분 전인 오전 8시 57분 조류 활동(충돌) 경고를 했고, 2분 뒤 조종사는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를 외쳐 조난 신호를 보낸 뒤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라고 통보했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