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요 증시 시가총액 2경원 늘어

2024-12-31 13:00:07 게재

미국이 증가분 90% 차지…올해 말 시가총액 18경원

글로벌주가지수 19.8% 상승…20개국 중 13개국 ↑

올해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전년 대비 14조달러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늘어난 시가총액의 대부분은 미국 주식시장이 차지했다. 주요 국가 증시의 종합주가지수를 합산한 글로벌주가지수도 20% 가까이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QUICK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전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13조6000억달러(약 2경원) 증가한 121조8000억달러(약 18경원)에 달했다. 시가총액만 전년 대비 12.6% 증가한 규모이다. 주가지수는 이보다 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MSCI 글로벌주가지수(ACWI)는 지난 27일 기준 지난해 말 대비 19.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은 지난해(19.5%)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세계 명목GDP 상위 20개 국가 가운데 주가지수가 상승한 나라는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등 13개 국가로 집계됐다. 주가지수 상승의 원동력은 미국 경제의 강한 기초체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자산운용회사 해리스어소시에이트 데이비드 헤로 부회장은 “가계와 기업의 재무구조가 비교적 탄탄하고, 고용이 견고했던 것이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팽창한 증시에서 자금은 대부분 미국으로 몰렸다.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글로벌 시가총액(121.8조달러)의 50.9%에 달하는 62조달러(약 9경1000조원)를 차지했다. 올해 증가한 시가총액(13.6조달러) 가운데 90%는 미국 기업의 주가총액 상승분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반도체 업체 앤비디아는 30일 기준 시가총액이 3조3670억달러(약 5000조원)로 지난해 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1000개 기업 가운데 미국은 418개로 중국(111개)과 일본(66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애플은 30일 기준 시가총액이 3조8122억달러(약 5600조원)로 전세계 시가총액 1위이다. 우리나라 명목GDP(약 2400조원)의 두배를 넘는다.

하지만 내년 이후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높은 관세정책 등으로 물가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할 경우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고 자금시장이 경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이 전세계 국가를 상대로 관세를 일률적으로 10% 매기면 미국의 근원물가는 약 1%p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이러한 불확실성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연 4.6% 안팎까지 치솟는 등 자본시장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UBP는 최근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5%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과 채권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1일 “트럼프 차기 정부의 정책이 인플레를 불러올 위험이 커졌다”면서 “미국 금리가 상승해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할 위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LSEG 등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위험자산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자산은 비트코인으로 지난해 말 대비 12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미국 뉴욕 금선물시장과 S&P500지수도 30%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지수도 올해 초에 비해 19%나 상승했다. 다만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과 미 국채10년물 선물 등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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