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권도형 결국 미국에서 재판
몬테네그로, 권씨 신병 FBI에 인계
뉴욕 법원서 8개 혐의 재판 예정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으로 인도됐다. 권씨는 앞으로 미국 법원에서 행사재판을 받게 됐다.
몬테네그로 경찰청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권씨의 신병을 미국 사법당국 관계자와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인계했다”고 밝혔다. 이어 “몬테네그로 법무부 결정에 따라 사기 등 혐의에 대해 미국 형사 절차를 진행할 목적으로 미국 법 집행 기관에 인도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한국 법무부도 “몬테네그로 당국이 권씨를 미국 법무부에 인도했다”고 확인했다.
2023년 3월 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 소지 혐의로 체포되자 한국과 미국은 그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며 송환 경쟁을 벌였다.
당초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지만 지난해 9월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범죄인인도 청구가 경합하는 경우 범죄인이 송환될 국가는 법무부 장관이 결정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반발해 권씨가 헌법재판소에 범죄인 인도 결정 권한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지만 재판관 전원 일치 기각 결정이 지난달 26일 내려진 바 있다.
그간 권씨는 한국행을 희망했다. 경제사범의 한국 최고 형량은 40년가량인데 비해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더해 100년 이상 징역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권씨는 50조원대 피해가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을 받는다. 자신이 공동 설립한 테라폼랩스의 가상자산 사업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코인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2023년 3월 권씨를 증권 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한국 검찰도 2023년 4월 권씨 일행을 460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한국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미국측과 긴밀히 협력해 범죄인이 양국에서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