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 비행기록장치 미국 이송 분석

2025-01-02 13:00:03 게재

음성기록 이틀내 분석

원인규명 장기화 전망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규명에 핵심적 역할을 할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FDR)가 일부 부품 파손으로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불가능해 미국으로 옮겨져 분석 작업을 거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은 자료 분석이 나오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는 데이터 추출 작업이 마무리돼 이틀정도 음성파일 변환을 마치고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1일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파손된 FDR은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불가한 것으로 판단돼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협조를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옮겨 분석하는 방안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이송절차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참석자 등이 정해지는 대로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토부는 외형이 일부 파손된 채 수거된 FDR의 커넥터가 분실된 상태로 발견돼 데이터 추출 여부에 관한 기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넥터는 띠같이 얇고 넓은 형태의 부품으로, 전원 공급과 데이터 전송 기능을 갖고 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 “분실된 커넥터를 대체할 수 있는지와 다른 걸 찾더라도 이를 완벽하게 붙일 수 있는지에 대해 사조위의 기술적 검토가 있었다”며 “하지만 여의찮아 미국으로 가는 것이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안으로 판단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FRD 파손 여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FDR은 외관상 크게 파손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실제로 데이터 추출 시작을 해야 얼마나 온전히 남아있을지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블랙박스인 CVR는 사고조사위원회가 추출한 자료를 음성 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간은 이틀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CVR에는 사고 이전 마지막 2시간의 음성 기록이 담겨 있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CVR에서 추출한 자료와 관제 기록을 서로 비교해 사고 직전의 긴박한 상황을 재구성할 예정이다.

또 출발하기 이전에 드러나지 않은 결함이 있었는지, 무안까지 비행하는 도중에 특이 사항이 있었는지 등은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다만 내용이 확인돼도 즉시 외부로 공표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한미 합동조사팀이 증원됐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미국 측 조사팀을 이끄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날 무안 현장에 기체 제조사인 보잉 관계자 2명을 추가 파견했다.

미국 조사팀 규모는 NTSB 3명, 연방항공국(FAA) 1명, 보잉 6명 등을 포함해 10명으로 늘었다.

이들과 함께 조사를 진행하는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현장 조사팀 규모도 11명에서 12명으로 늘었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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