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언급 피하고 ‘지역경제 회복’에 방점
17개 시도지사 2025 신년사
규제개혁 경제성장동력으로
2025년 새해 17개 시·도지사들은 한목소리로 ‘지역경제’를 강조했다. 민감한 사안인 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혼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17개 시·도지사들의 신년사는 ‘지역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민생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우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특히 부산의 돌파구로 여겨지는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추진을 강조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구체적으로 “광주 방문의해 사업으로 소비의 그릇을 키우고, 인공지능·미래차·RE100으로 성장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새로운 번영의 기회로 삼겠다”고 의지를 다졌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신공항·달빛고속화철도 건설을 변함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성장의 고삐를 놓치지 않고 산업과 문화, 시민생활이 모두 풍요로운 꿈의 도시 울산을 완성해 가겠다”고 했다.
충청권 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과학기술 기반 기업 100개 이상 상장”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돈이 되는 농업, 청년이 모이도록 농업·농촌의 구조와 시스템을 개혁하겠다”고 했고, 김영환 충북지사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중소기업 판로 맞춤지원에 나서겠다”고 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한글문화수도 역할을 착실히 완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장의 동력을 규제 개혁에서 찾는 단체장들도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회·경제의 숨통을 틔우고 활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규제개혁을 넘어 규제철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특별자치도에 부여된 권한을 활용해 농지·산림 등 4대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했다. 김관영 전북지사도 “전북특별법을 기반으로 기회발전특구, 새만금 고용특구, 농생명산업지구 등 다양한 특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시·도지사들은 12.3내란사태로 빚어진 국정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안팎으로 벌어진 ‘위기상황을 기회로 삼자’는 희망의 메시지로 에둘러 표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재 상황을 “정치적 혼란, 대외신인도 위기, 경제적 불확실성과 같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온 저력을 바탕으로 공존과 성장, 희망의 경남을 실현하는 도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고, 오영훈 제주지사는 “2025년은 위기에 강한 제주인의 저력이 가장 빛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도민들의 의지를 북돋웠다.
소수지만 12.3내란사태를 직접 거론하며 위기극복 의지를 다진 단체장도 있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불법 계엄으로 흔들린 대한민국 경제를 재건하고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무도한 대통령에 의해 훼손된 민주주의는 대통령 탄핵과 내란세력의 처벌을 통해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제주항공 참사로 인한 도민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말로 신년사를 대신했다. 김 지사는 “우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지난날을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