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 현장서 ‘안전’ 챙겼다
서울 구청장들 "애도 먼저"
애국지사 참배,시무식 취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대다수 지자체가 새해 첫 해맞이축제를 취소한 가운데 서울 구청장들이 1일 새벽 현장으로 출동했다. 애도 분위기 속에서도 해맞이 명소를 찾는 주민들 안전을 챙기기 위해서다.
2일 서울 강서구에 따르면 진교훈 구청장은 개화동 개화산 해돋이 명소에서 새해 첫날을 시작했다. 진 구청장은 개화산 초입부터 정상까지 도보로 이동하면서 움푹 파이거나 미끄러운 곳은 없는지 살피며 주민들 이동 동선을 직접 확인했다. 안전요원이 적정하게 배치돼 있는지 살피고 위험지역 출입통제 여부, 어두운 곳에 조명이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 여부도 점검했다.
비슷한 시간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지역 해맞이 명소인 하월곡동 오동근린공원과 안암동 개운산을 잇달아 방문했다. 그는 안전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미리 준비한 안전대책에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살폈다. 이날 새벽 두곳에 500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몰렸다. 이 구청장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예년보다 더 많은 분들이 해맞이 현장에서 희생자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과 김경호 광진구청장,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등도 지역 해맞이 명소로 향했다. 각각 올림픽공원 몽촌토성과 아차산 배봉산이다. 서 구청장은 1만5000명에 달하는 해맞이 주민들 안전을 챙긴 이후 이날 오전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김 구청장은 해맞이객들과 함께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한 뒤 안전관리에 나선 관계자들에 감사를 전했고 이 구청장은 주민들에 직접 떡국을 나눠주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류경기 중랑구청장과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공식 업무가 시작되는 2일 지역에 잠든 애국·민주지사 묘역을 찾는다. 류 구청장은 이날 오전 공무원들과 함께 망우역사문화공원 내 유관순 한용운 방정환 묘역을 찾아 묵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이런 어려움을 다 이겨내고 또 제대로 된 길로 반드시 찾아갈 것”이라며 “지난 경험과 우리 역사를 보면 확신할 수 있다”고 모두에 위로를 전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오후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를 찾아 4월 학생혁명기념탑에서 헌화·분향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뜻을 기린다. 국장급 이상 간부 등 13명이 함께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이날 신사동 도산공원을 찾아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의 묘역을 참배하며 초심을 다졌다. 간부 공무원과 도산기념사업회 임원진이 함께했다. 조 구청장은 앞서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와 영동대로 복합개발 현장을 방문했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을 이끄는 대규모 개발 사업 부지를 직접 둘러보며 안전과 공정을 꼼꼼히 확인했다. 공사 지연으로 주변 상권이 위축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새해 첫 업무일 진행하던 시무식은 생략하거나 간소화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출근길 시무식’으로 대체했다. 공식 행사 대신 출근길에 취약계층을 위한 물품을 한두점씩 기부하는 방식이다. 유통기한이 긴 식품 통조림이나 샴푸 치약 등 일상 용품이다. 이 구청장은 7시 30분 커피믹스를 기부한 뒤 출근길 공무원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며 기부를 독려했다. 이날 모은 물품은 저소득 주민들이 이용하는 푸드뱅크로 보낸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시무식에서 기념촬영과 각종 하례를 생략했고 엄의식 구로구청장 권한대행은 9급 행정·사회직 공무원 2명에 조용한 시무식 사회를 맡겼다. 직원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권한대행 제안에 따라 희망하는 공무원을 선정했다.
이밖에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여느때와 같이 현장을 택했다. 2일 흑석11구역 재정비촉진사업 현장에 이어 성대시장을 방문해 화재취약시설을 점검한다. 3일에는 전기차 화재예방 사업이 예정된 공동주택을 방문한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