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수지, 에너지수입따라 냉탕·온탕
작년 에너지수입 줄자 흑자 ↑
유가 하락에 수입 35%↓
우리나라 무역구조는 국제 에너지가격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게 다시한번 입증됐다. 2024년 수출·입 구조를 통해서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수출은 6838억달러로, 전년보다 8.2% 증가했다.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 6836억달러를 넘어 새 역사를 썼다. 무역수지는 전년 103억달러 적자에서 518억달러 흑자전환됐다. 무려 621억달러 개선효과를 본 것이다. 2018년(697억달러) 이후 최대 흑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흑자배경에는 에너지수입액이 급감한 것이 주배경이다. 2024년 우리나라 전체 수입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6320억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에너지수입은 2022년 2171억9200만달러에서 2023년 1703억3500만달러, 2024년 1613억달러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에너지수입은 2022년과 비교하면 34.7% 줄었다.
2022년 당시에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석유제품·석유화학 합산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경신했지만 원유·가스(수입단가 유가 연동) 등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하면서 적자 규모도 사상 최대치인 478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2022년에는 에너지수입액이 전체 수입(7312억달러)에서 29.7%를 차지했으나 2024년에는 비중이 25.6%로 줄었다. 국제유가(중동산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가 2022년 96.4달러에서 2024년 79.6달러로 21.1% 하락한 영향이 컸다.
산업부는 “지난해에는 2022년과 다르게 유가가 하향 안정화된 가운데 반도체 등 IT 품목, 선박·자동차 등 주력품목, 바이오헬스·농수산식품·화장품 등 소비재 품목이 고르게 호조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역대 최대 수출실적과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기록, 2024년 수출이 2022년보다 내용적인 면에서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우리나라 지난해 품목별 수출은 반도체가 1419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반도체 단일 품목이 한국 전체 수출액의 약 20%를 차지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무선통신기기·디스플레이·컴퓨터SSD 등 IT 전 품목 수출도 2021년 이후 3년 만에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2024년 IT 품목 수출액은 반도체 1419억달러(44% 증가) 무선통신기기 172억달러(11%) 디스플레이 187억달러(1%) 컴퓨터 132억달러(77%)로 집계됐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708억달러를 기록, 2년 연속 700억달러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도별 자동차 수출액은 2020년 374억달러, 2021년 465억달러, 2022년 541억달러, 2023년 709억달러, 2024년 708억달러로 상승세다. 다만 전기차 수출은 2023년 165억달러에서 119억달러로 27.6% 감소했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바이오시밀러 등 의약품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한 151억달러에 달했다. 세계적으로 K-푸드, K-뷰티 선호가 확대되면서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수출은 각각 117억달러(7.6%), 102억달러(20.6%)로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차전지(-16.5%), 철강(-5.4%), 일반기계(-4.1%), 섬유(-4.0%), 석유제품(-3.3%) 등 품목 수출은 하락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