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공화당의회 ‘견제냐 거수기냐’

2025-01-03 13:00:04 게재

제119대 의회 3일 개원

공화, 불안한 과반 여당

미국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한 제119대 연방 의회가 3일(현지시간) 개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 취임(20일)을 17일 앞둔 시점이다.

지난해 11월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의회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은 상원(총 100석·과반 51석)에서 52석, 하원(총 435석·과반 218석)에서 219석을 차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공화당 지도부가 119대 의회에서 중점 처리할 12개 법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인 ‘프래킹’(fracking)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법안, 이민 상태를 입증할 서류가 없는 이주민이 성범죄나 경찰 폭행 등의 범죄를 저지를 경우 추방하는 법안 등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공약 실현을 위한 법안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20년 대선 패배 후 4년간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공화당원’ 결집에 성공해 의원들마저 장악함으로써 공화당을 ‘마가 공화당’으로 변모시켰다.

하지만 공화당의 과반 의석이 양원 모두에서 민주당과 박빙 차이에 불과해 각각 2~3석만 이탈표가 나와도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 추진은 좌초될 수 있다.

하원의 경우, 공화-민주 의석 격차는 118대 의회의 8석에서 4석으로 더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 하에, 지난달 상정된 정부 부채한도 적용 2년 유예 법안이 공화당 하원의원 중 38명의 이탈표가 나오면서 부결된 일은 트럼프의 대의회 영향력이 생각만큼 절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상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13일 치러진 공화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친트럼프 성향의 릭 스콧(플로리다) 의원이 존 튠(사우스다코타) 의원에 패했다. 공화당 상원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어느정도 독립성을 가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의회 영향력을 가늠할 바로미터는 119대 의회 개원 당일인 3일 있을 하원의장 선거다.

트럼프 당선인은 ‘친트럼프 충성파’인 마이크 존슨 현 하원의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지만,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1일 공화당 의원 5명이 존슨 의장 재선출에 반대하거나 분명하게 지지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개원 이후 이어질 트럼프 행정부 각료 등 지명자에 대한 상원의 청문회와 인준 표결 역시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인사 중에는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정적에 대한 보복을 거론한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후보자 등 몇몇 ‘논쟁적 인사’가 포함돼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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