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일·삶 균형’ 지원, 주민 만족도↑

2025-01-03 13:00:03 게재

성동구 ‘노사 공동 행복경영’ 4년

근무여건 개선+소확행 후생복지

“생일축하 지원금이 두배로 늘었어요. 문화상품권이라 필요할 때마다 쪼개 쓰니 좋았어요.”

서울 성동구 기획예산과에 근무하는 김 모 주무관은 “다른 복지사업은 대상이 정해져 있는데 생일축하 지원금은 전 직원이 혜택을 보는 거라 체감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점점 잊혀지는 생일을 구에서 대신 챙겨주기 때문이다. 그는 “마침 치아가 좋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치과 치료비 지원이 추가된다고 해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3일 성동구에 따르면 공무원들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는 ‘노사 공동 행복경영’에 대한 직원들 호응이 크다. 건강하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조성하면서 궁극적으로 주민이 만족하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로 추진하는 정책이다. 대부분 지자체가 청년층 공무원을 중심에 두고 후생복지를 챙기는 것과 달리 ‘직원 모두가 골고루 누릴 수 있는 사업’에 중점을 둔다.

지난 2022년 출발한 행복경영은 크게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후생복지’와 ‘근무여건 개선’으로 나뉜다. 원년에는 건강검진비 확대와 가족·지인 할인, 생일이 속한 달 특별휴가 1일, 장기재직휴가 추가 확대 등 10개 사업을 추진했다. 이듬해에는 ‘행복경영 시즌2’로 명명하고 20개 사업을 추진했다. 결혼축하 맞춤형 복지포인트, 마음건강 챙기기, 구내식당 품질평가단 운영 등 10개 사업을 더해 직원들 호응을 얻었다.

성동구가 공무원들 ‘일·삶 균형’ 지원을 통해 주민 만족도를 높이는 행복경영을 4년째 추진 중이다. 지난해 직원 휴식을 겸한 소통 과정을 진행한 가운데 정원오 구청장이 참여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성동구 제공

지난해에도 두개 분야에서 각 5개 사업을 추가했다. 시보 해제시기 축하엽서와 복지포인트 지급, 코로나19로 중단된 국외연수 확대 재실시, 독감 예방접종비 지원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일·가정 균형에 크게 도움이 되는 육아휴직제도 활성화를 위해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했다. 출산한 공무원은 반드시 육아휴직을 쓰도록 한 것이다. 배우자는 90일 이내 출산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해마다 진화하는 행복경영에 공무원들은 “다른 지자체보다 복지가 좋다”고 입을 모은다. 기획예산과 김 주무관도 “바쁘고 정신없을 때 내가 누리는 혜택이 떠오른다”며 “일만 시키는 게 아니라 챙겨주기도 한다는 생각에 동료들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간 성과를 토대로 올해 4년차 행복경영에 돌입한다. 지난해 말 정원오 구청장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성동구지부가 맺은 협약이 바탕이다. 특히 어려워진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노사 합의를 통해 직원 체감형 사업 10개를 발굴했다.

직원들 건강관리를 위한 대상포진 예방접종비 지원과 전 직원 대상 겨울 근무복 배부, 구내매점 운영 재개, 자녀 입학축하 지원금 확대는 ‘소확행’ 분야다.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공용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지원과 재난안전 수당과 행사지원 근무 경비 지급 등을 택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직원 행복이 주민 만족으로 이어져 살기 좋은 성동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행복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직원들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고 근무환경을 개선해 행복한 직장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