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세? 민생 성과·선거법 변수로

2025-01-03 13:00:04 게재

신년 대선주자 여론조사서 두각

지지 양극화·선거기간 등 영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단순 우위가 아니라 여당 예상후보와 가상대결에서 압도하는 양상이다. 탄핵정국에서 여론이 강력한 견제권을 행사하고 있는 제1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지금은 내란사태 진압에 집중할 때”라며 몸을 낮추고 있지만 정권교체 흐름에 올라탔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과연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민주당 정권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인가?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야당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거저 얻는 선거는 없었다”면서 “민심이 어떤 변수를 눈여겨 볼지 모른다”고 말했다.

신년에 공개된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는 여권 예비주자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도 만큼 비호감도도 높다. 여론조사회사 리서치뷰의 지지도·비선호도 조사(12월 29~31일. 1000명. 무선RDD. 이하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이 대표는 42%의 높은 지지율을 받은 동시에 38%의 높은 비선호율를 보였다. 정치적 성향별로 보면 진보에서는 이 대표에게 73%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반대로 보수에서는 67%가 절대 찍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중도층에선 지지(38%)와 비선호(37%)가 비슷했다.

원내 1당 대표로 강력한 장악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정국의 수혜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스스로 ‘우클릭’ 비판을 감수하면서 민생 위주 행보를 보이는 것도 당장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관건은 이런 우위가 실제 조기대선으로 이어질 경우 유지될 것이냐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 2달 이내에 차기 대선이 치러진다. 통상 1년 이상 진행되는 대선에 비해 짧은 기간으로 주도적 흐름을 바꾸기에는 제약이 많다.

그러나 특정 변수에 대한 여론반응이 크게 나타날 경우 만회할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적다. 2017년 대선에 깊이 관여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촛불항쟁으로 실시된 2017년 대선은 문재인 후보가 처음부터 끝까지 우위를 점했다고 생각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2~3번의 위기와 국면전환이 있었다”면서 “(2달은) 짧지만 충분히 바람이 불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갤럽의 2016년 탄핵사태 전후 정치지도자 선호도 추이를 살펴보면 촛불항쟁 초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안희정 후보 두각, 선거 한 달 전 안철수 후보 지지도 상승세가 눈길을 끌었다. 오는 23일 시작되는 이 대표의 선거법 항소심 결과에 따라 현재의 압도적 우위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새로 들어설 정권에 대한 구체적 기대감도 변수로 꼽힌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이유에 대해 지지층은 ‘적폐청산’ ‘정권교체’를 꼽았고, 71%가 선거 한 달 전에 지지를 결정했다고 답했다(한국갤럽 19대 대선 사후조사). 지지율 추이에서도 한 달 전 지지율이 실제 득표율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보수정당 후보는 여론조사보다 15%p 이상 상승한 결과를 보였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지지층 양분화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 탄핵정국이 주도하는 시기의 조사는 특정층의 과다대표 가능성이 크다”면서 “민주당과 이 대표가 민생에서 현 여권보다 유능하고, 신뢰감을 주느냐에 따라 확장성이 갈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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