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되는 유권자…청년세대가 승자 결정

2025-01-03 13:00:14 게재

보수성향 ‘60세 이상’ 비중, 진보성향 ‘4050’과 비슷

2030 남성 보수화 고착 … 청년 표심 경쟁 커질 듯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선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보수성향이 강한 60세이상 유권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투표자 비중만 따지면 진보성향이 강한 4050세대와 비슷하거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청년세대가 승패를 가르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때 2030세대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됐고 더불어민주당의 ‘고정 표밭’이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들어 2030 남성들을 중심으로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제는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보수진영은 이에 대한 수혜를 받고 있다. 2030 남성의 지지를 굳히려는 국민의힘과 적극 지지층인 2030 여성을 강화하려는 민주당의 전략은 ‘성별 갈라치기’로 인식되기도 했다. 향후 거대양당은 2030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투표일인 16일 오전 부산 도시철도 장전역 1호선 1층 대합실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금정구 관내 59곳의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연합뉴스

3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해 12월 29~3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인 21대 대선의 ‘정당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유권자가 49%에 달했다. 국민의힘 후보가 29%, 3지대 후보가 9%였다.(휴대전화 자동응답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30세대를 따져보면 30대의 경우 민주당 후보 43%, 국민의힘 후보 33%로 60대(민주당 45%, 국민의힘 36%)와 비슷한 표심을 보였다. 특히 20대와 30대 남성들은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각각 36%, 32%였고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은 32%, 40%였다. 70세 이상(민주당 후보 42%, 국민의힘 후보 41%)보다도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에 이은 탄핵심판 과정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진영 지지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0.7%p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승패가 판결났을 때의 출구조사 결과(두 후보 득표율 차이가 0.6%p)를 보면 윤 후보는 60세 이상에서, 이 후보는 4050대에서 앞섰고 2030세대는 이 후보에게 2.3%p 많은 표를 줬다. 이때 20대와 30대 남성들은 이 후보보다 윤 후보에게 22.4%p, 10.2%p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투표자 중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30세대의 표심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투표자 비중을 보면 ‘진보성향’이 강한 4050세대가 42.8%, 보수쪽 지지경향이 강한 60세이상이 26.1%였지만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38.2%, 32.4%로 간격이 크게 좁혀졌다. 2024년 총선에서는 37.4%, 38.5%로 역전됐다.

게다가 2030대의 투표율이 올라가면서 그 영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30대 대선 투표율은 16대에 62.2%에서 17대엔 51.3%로 낮아졌으나 18대엔 69.5%, 19대엔 75.2%, 20대엔 70.9%로 70%대까지 올라왔다. 따라서 승패는 청년 공략으로 갈릴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지가 강력한 청년 여성들을 붙잡아 놓으면서 보수 지지가 고착화된 청년 남성들을 다시 끌고 와야 하는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점점 늘어나는 고령층의 힘을 바탕으로 민주당의 ‘잃어버린 청년 남성표’를 붙들어 매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거대양당의 성별 갈라치기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30대 남성의 경우 문재인정부시절 20대로 군대를 다녀와 취업이 어려운 연령으로 세대별로 따지면 가장 힘든 연령대일 수 있다”며 “민주당이 20대와 30대 남성의 보수성향 고착화를 깰 만한 획기적인 전략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도 2030대 여성들의 참여도가 높았고 실제 영향력이 커진 만큼 남성 청년표를 의식해 민주당이 정교한 전략적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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