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빗장 풀기’ 저울질

2025-01-03 13:00:14 게재

시기와 구성 놓고 검토

경기둔화와 12.3 내란사태 이후 내수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대출 빗장을 어느 시점에 풀지 저울질 하고 있다. 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였던 대출을 다시 완화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대출 확대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감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 권한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기획재정부가 2일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신속한 내수 부양을 위해 상반기에 세제와 재정 인센티브를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혀 금융당국도 이 같은 방향에 보조를 맞출지 주목된다.

3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하겠다는 총량관리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만 구성과 타이밍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출 총량이 일정 기준을 넘어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대출 문턱을 낮추는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9월 대출 규제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가계대출에 가산금리가 더 높게 적용됐고 대출한도는 줄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이 꺾였고 상반기에 대출을 크게 늘린 은행들이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하면서 대출 창구를 닫기 시작했다.

올 초 시중은행들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 적용을 재개하는 등 다시 대출 빗장을 열고 있다. 대출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향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7월 더욱 강화된 규제인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비수도권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거나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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