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기소 어떻게 되나
남부지검 “빠른 마무리 노력 중”
수사 이유 '열람등사 제한' 반발
친인척 '부당대출' 관여 의혹을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기소 여부가 관심인 가운데 관련 사건 재판에서는 증거자료 열람등사 불허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성 모 전 우리은행 부행장에 대한 보석 심문에서 성씨측은 "(검찰) 공소사실을 보면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됐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모호하다"면서 "검찰이 수사 편의를 위해 피고인의 증거열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손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증거열람을 거부했는데 이날 성씨에 대한 보석 심문에서도 이 문제가 등장한 것이다.
지난달 17일 성씨 등에 대한 첫 재판도 검찰이 증거열람을 거부한 탓에 공전됐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기소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열람등사를 못했다"며 "검찰이 손 전 회장을 기소한다면 신속히 해 재판 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열람을 허가하면 공범들이 이를 당연히 공유할 것"이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현재 우리은행 '부정대출' 혐의 관련해서는 손 전 회장의 처남 김 모씨와 성 전 부행장, 임 모 전 본부장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400억원대 불법 대출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 전 부행장의 경우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5월까지 4차례에 걸쳐 154억원이 불법대출 실행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부정대출 의혹의 정점이라는 의혹을 받는 손 전 회장에 대한 수사는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검찰이 손 전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은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차례 기각됐다. 기각 사유는 '범행 공모에 대한 다툼 여지'였다.
관련 재판이 본격화하면서 자료 접근을 계속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검찰은 조만간 손 전 회장 기소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검사 인사이동이 다음 달 3일로 예정되어 있어 수사팀 상당수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데다 수사에 추가 동력이될 자료 확보도 쉬워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수사팀이 기대했던 금융감독원의 우리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 결과 발표는 다음 달로 미뤄지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도 관련 수사를 빨리 마무리하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