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지지 시위대 ‘폭력 옹호’ 우려

2025-01-20 13:00:03 게재

‘법원 난입’ 이후에도 ‘정당’ 발언 쏟아내

“지지율 올라간다” ··· ‘자제’ 목소리 묻혀

초유의 법원 난입 사태가 발생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에는 폭력을 옹호하는 분위기가 여전해 우려가 된다.

폭력 난동이 발생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는 19일 오후에도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모였다. 1시쯤 법원 옆 공덕소공원에 모인 시위대는 “법원을 박살 내자”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날 법원은 경찰 차벽으로 둘러쌓여 있었고 그 틈새로 난동에 깨진 외벽과 유리창이 보였다. 200여명으로 시작된 시위대는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면서 “애국청년 석방하라”고 외쳤다.

이들 중 군복을 입고 손에는 태극기를 쥔 30대 남성이 “폭력적 표현은 안 된다”고 자제를 당부했지만 다른 참가자들은 “말도 안 된다” “사람을 더 동원해야 한다”고 그를 오히려 제지했다.

한 참가자는 “대통령이 잡혀들어갔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 있냐”면서 “(법원) 외벽을 파손한 것 같고 왜 그러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모인 250여명의 지지자들은 새벽 폭력 상황에 대해 “젊은이들이 잘했다”고 옹호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한 참가자는 “젊은이들이 서부지법으로 몰려갔는데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안으로 들어갔을 것”이라며 “현역 대통령이 구속되는 거 보고 너무 억울해 눈이 뒤집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이 잘했고, 국민들이 다 일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년 전 태극기 집회부터 참여했다는 다른 참가자는 “실정법을 어긴 것은 알지만 그런식으로라도 강력하게 대응해서 여론을 더 끌어모아야 한다”며 법원 난입을 지지하는 말을 했다. 그는 “12월 3일 윤 대통령이 우파의 상징적인 깃발을 들었는데, 오늘 새벽같은 방식으로 더 강력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힘을 합쳐 우파가 점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우리가 폭력을 써서 약점을 잡히는 것은 윤 대통령에 좋지 않다”며 “대통령에게 화살이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다른 구호에 묻히고 말았다.

다른 시위대는 “야당과 야당 대표는 법을 지켰냐”며 “한쪽은 안 지키는데 우리만 지키는 것은 바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다른 단체에서 폭력 시위를 할 때는 별 대응이 없던 경찰이 우리에겐 대처하겠다고 한다”며 “무조건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청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소식에 가슴 아프다”며 “물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는 물론, 개인에게도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원 난입 사태에 대해 판사 출신의 한 로스쿨 교수는 “낯익은 서부지법의 공간들이 폭도들에 의해 파괴되고, 영장 발부 판사를 찾는 듯 법원 내부를 수색하는 것은 공포스럽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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