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퇴직 경찰, 재취업 절반 이하
한국경찰학회, 재취업 실태 분석
퇴직 3800명, 정규직 취업 11%
계급정년 등의 이유로 조기 퇴직자가 많은 경찰의 재취업 비율이 절반 이하라는 조사가 나왔다.
31일 한국경찰학회는 지난달 말 발행한 한국경찰학회보 ‘퇴직경찰관의 재취업 실태분석을 통한 퇴직관리 방안(강소영 오승현)’ 연구에서 퇴직 경찰관의 절반 이하만이 재취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2017~2021년 서울과 경기도경찰청의 5029명 퇴직경찰을 분석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매년 퇴직하는 경찰관은 2000명 이상으로 지난 2023년의 경우는 3869명이 퇴직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분석대상 퇴직자 5029명 중에서 재취업자는 2167명으로 43.1%를 보였다. 미취업자는 2862명(56.9%)이었다.
재취업한 경우는 비정규직이 1910명으로 88.1%를 보였고 정규직은 257명(11.9%)에 그쳤다.
연구진은 “경찰조직은 계급정년제를 이유로 조기 퇴직자가 많아 퇴직관리의 필요성을 높게 인식해 왔다”면서 “경찰은 업무상 긴장과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고 교대근무 환경 등으로 일반 공무원이나 근로자에 비해 퇴직관리를 준비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경찰 계급정년제는 특정 계급에서 일정기간 이상 근무하면 자동으로 퇴직하게 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조직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일선 경찰서 과장급인 경정은 계급정년이 14년이고 총경은 11년이다.
한편 재취업 직종은 안보보안직 1579명(57.1%), 영업·서비스직 199명(7.2%), 단속감시직 140명(5.1%), 조사전문직 107명(3.9%)으로 나타났다.
재취업자의 자격증 소유 여부는 1531명(70.7%)이 자격증을 보유했고, 종류는 소방안전관리자 731명(37.7%), 상담사 678명(34.9%), 경비지도사 362명(18.7%) 사회복지사 113명(5.8%), 교통사고조사 56명(2.9%)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진은 “경찰은 퇴직 전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소방안전관리자 등 일부 자격증을 제외하고 전직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었다”며 “다양한 자격증을 소지하는 것보다 보안안전 및 조사 분야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퇴직 후 재취업에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경찰관의 퇴직관리는 사기 진작, 경찰조직의 공동체 복원, 노령인구에 대한 취업기회의 확대 등과 관련한 중요한 과제”라며 “퇴직교육 시기를 퇴직 전 5년의 제한에서 확대하고, 재직 중 자격증 취득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