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지난해 순이익 16조원 돌파

2025-02-07 13:00:03 게재

연간 이자이익만 40조원 육박 … 앞다퉈 주주환원 내세워

올해 금리인하·경기둔화 등 영향으로 수익성 지표 불확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순이익 규모가 지난해 16조원을 넘어섰다. 40조원에 육박하는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달성한 금융그룹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내세웠다. 다만 올해 실적 전망은 금리인하와 경기둔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국내 은행계열 4대 금융그룹은 이번주 일제히 지난해 실적을 공시했다. 대부분의 금융그룹이 역대 최대치 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은 5일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5조782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도(4조5948억원) 순익보다 10.5%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역대 단일 금융그룹으로 사상 처음 5조원을 넘어선 기록이다.

신한금융도 6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4조517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도(4조3680억원) 대비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도 4일 실적을 발표하고 3조7388억원 순이익을 거둬 전년(3조4217억원) 대비 9.3% 늘었다고 발표했다.

7일 오후 실적을 발표하는 우리금융도 3조원 이상 순익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최근 금융사 실적 전망치에서 우리금융이 지난해 3조1293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금융의 최종 실적치에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최소 3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면서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6조4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3년(14조9012억원) 대비 약 10.5% 가량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치에 해당한다.

은행계열 금융지주사가 거둔 최대 실적에는 막대한 이자이익이 뒷받침하고 있다. 예금 취급이 불가능한 증권사와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은행을 가진 금융그룹은 이자이익이라는 상대적으로 쉬운 돈벌이 수단이 있기 때문에 매년 막대한 순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목이다.

실제로 개별 금융사가 발표한 지난해 이자이익 규모는 40조원에 육박한다. KB금융(12조8267억원)을 비롯해 신한금융(11조4020억원), 하나금융(8조7610억원)이 모두 10조원 안팎의 이자이익을 올렸다. 우리금융도 대출자산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하나금융 수준의 이자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4대 금융사가 지난해 거둬들인 이자이익은 총 4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들 금융사의 이자이익이 올해도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은행의 예금과 대출이자 차이와 기타 각종 비용 등을 포함해 산출하는 순이자마진(NIM)이 지난해 하반기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였고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지난해 분기별 NIM 추이에 따르면, 1분기 1.64%에서 2분기(1.60%)와 3분기(1.56%)를 거쳐 4분기(1.52%)까지 0.12%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2~3차례 인하해 최대 0.75p 가량 떨어지면 은행 대출금리도 하락해 예대금리차와 순이자마진의 감소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보고서에서 올해 은행권 수익성과 관련 지난해보다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스트레스DSR이 본격적으로 확대 시행되면 대출 공급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기 악화로 신용리스크가 상승하고 있어 기업대출도 성장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은 은행권의 올해 순이자마진을 1.55% 수준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들 금융그룹은 지난해 실적을 기초로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KB금융은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을 위해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총 1조7600억원 수준의 주주환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도 65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비롯해 1조1000억원 수준의 배당 등 모두 1조7500억원 규모 주주환원에 나선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4000억원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전체 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돌리겠다고 밝혔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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