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대체거래소 출범…증권사 경쟁 본격화

2025-02-11 13:00:24 게재

최선집행기준·자동주문전송 시스템 차별화

주문 유리·합리적 체결이 경쟁력 우위 선점

다음 달 4일 우리나라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공식 영업을 시작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는 한국거래소(KRX)와 함께 두 곳의 복수 거래시장이 형성된다. ATS 출범으로 하루 12시간 주식거래가 가능해지고 호가 유형이 다양화하며 수수료 경쟁에 따라 거래비용이 절감되는 등 주식 투자자의 거래 편익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간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ATS 참여 증권사들의 최선집행기준 및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 투자자 주문 유리 여부와 합리적 체결 방식 차별화가 증권사들의 경쟁력 우위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돈 넥스트레이드 본부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복수거래시장 출범 기자설명회에서 대체거래소(ATS)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자본시장법상 ‘최선집행의무’ 부담= 11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시장 인프라 유관기관들은 대체거래소의 안정적 출범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12일 각 증권사 대체거래소 관련 업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합동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은 지난해 11월부터 ATS 모의시장 운영 등을 통해 안정적인 거래시스템 구축을 준비해 왔다. 증권사들은 최선집행의무를 구현하기 위한 주문배분시스템(SOR)을 구축해 운영 준비 중이다. SOR은 거래소별 가격과 체결 속도, 거래 비용 등 시장 상황을 분석해 최적의 시장에 주문을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자본시장이 복수시장 체제로 전환되면서 증권사는 투자자 주문을 가장 유리하게 체결해야 하는 ‘최선집행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이는 투자자의 주문을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 체결할 수 있도록 사전에 기준을 마련해 공표하고 그 기준에 따라 시장을 선택해 주문을 제출하는 의무로, 금융투자업자가 고객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투자자 보호를 촉진하는 핵심 조항이다.

투자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및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직접 거래 시장을 선택할 수 있다. 특정 거래소를 지정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는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유리한 시장을 선택해 주문을 집행해야 한다. 최선집행의무 위반 시 자본시장법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증권사의 최선집행기준 점검 결과 및 최선집행의무 이행 관련 증빙자료는 모두 10년간 보관된다. 투자자가 주문 또는 청약이 최선집행기준에 따라 처리됐음을 증명하는 서면을 요구할 경우 증권사는 관련 내용을 1개월 내에 제공해야 한다.

◆본격적인 경쟁 체제 돌입 =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의 최선집행기준에 따라 투자자의 주문이 가장 유리한 시장으로 몰리는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어느 증권사의 최선집행기준이 더 유리하고 합리적인지에 따라 증권사를 선택하게 되면서 증권사 간 경쟁이 촉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넥스트레이드 참여 의사를 밝힌 증권사는 총 32곳이다. 이중 29개사가 출범 당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이달 말까지 추가 테스트를 거쳐 최종 참여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우선 15곳이 메인 시장에 참여하며 정규 거래 시간 외 프리마켓·애프터마켓에만 참여하는 곳은 14곳이다.

증권사들은 자체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만큼 넥스트레이드나 코스콤이 개발한 SOR을 도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형사 중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은 넥스트레이드의 ‘넥스트SOR’을, NH투자증권은 코스콤 SOR을 선택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우선 각 사의 SOR을 테스트한 뒤 메인 시장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부분의 중소형사는 프리마켓·애프터마켓(3월부터) 참여를 전제로 한 조건부 참여를 계획 중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독자적인 SOR 시스템을 개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넥스트레이드에 참여하는 32개 증권사 중 자체 SOR을 개발하는 곳은 키움증권이 유일하다. 키움증권은 작년 3월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현재 SOR 관련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자체 SOR 솔루션 개발은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SOR 시스템은 고객의 투자전략에 따라 다양한 투자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인화 맞춤 설정 기능을 강화했다”며 “SOR 시스템을 이중화로 구성했을 뿐만 아니라 원장 연동형으로 구축해 시스템 장애 시에도 지정된 거래소로 주문이 전송될 수 있도록 매매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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