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기·광업기업 취약,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
글로벌 전기·광업회사 시총분석
한전 세계 83위, 광업분야는 전무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0대 전기(Electricity)회사에 우리나라 기업 3개사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업(Mining) 분야에서는 한국기업을 찾을 수 없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글로벌 전기분야 시총 1위는 CATL = 13일 내일신문이 상장사 시가총액 데이터 제공사 ‘컴퍼니스마켓캡’ 자료를 활용해 전기·광업분야 시총 세계 100대 기업을 분석(11일 오전 11시 기준)한 결과에 따르면 전기분야 시총 1위 기업은 중국의 CATL로 1558억달러(약 226조4600억원)다.
이어 미국의 넥스트라 에너지(1431억달러) GE베르노바(1062억달러) 콘스텔레이션 에너지(1007억달러)가 2~4위를 차지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타카가 958억달러로 5위였다.
우리나라 기업은 15위 LG에너지솔루션(561억달러) 81위 삼성SDI(97억달러) 83위 한국전력(92억달러) 등 3개 기업이 포함됐다. 하지만 3개 기업 모두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773억달러, 삼성SDI는 2020년 382억달러(연말 기준)에 달했으나 이후 매년 규모가 줄고 있다.
한국전력도 2015년 272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점진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전기요금을 제때 인상하지 못해 적자규모가 급증하면서 곤두박질쳤다.
글로벌 시총 1위 기업은 CATL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4년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은 37.9%였다. CATL은 현대차 BMW 폭스바겐 다임러 볼보 도요타 혼다 테슬라 XPeng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시장 점유율은 18.4%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8%로 3위, SK온과 삼성SDI은 각각 4.4%(5위), 3.3%(7위)다.
전기분야 시총 2위인 넥스트라 에너지는 북미지역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송전 배전 판매사업을 전개한다. 발전량 3만3276MW, 송배전선로 9만마일, 변전소 883개를 보유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원자력 천연가스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시총 3위 GE 베르노바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에너지사업부문에서 분사한 회사로 2023년 4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에너지장비 제조를 주업으로 하는 종합에너지회사다. 발전사업에서는 가스가 주력이고, 원자력 수력으로도 전력을 생산한다. 터빈 제조, 탄소포집기술 개발, 그리드 솔루션 사업도 활발하다.
시총 상위 10위권 밖에는 이탈리아 에넬 11위, 노르웨이 에퀴노로 12위, 미국 일렉파워 16위, 독일 지멘스 18위, 미국 엑솔론 20위 등이 있다.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기업이 34개로 가장 많고, 인도가 9개로 2위, 스페인이 6개로 3위, 중국과 독일이 각각 5개로 파악됐다.
브라질은 4개 기업을 보유했고, 3개사가 포함된 국가는 한국을 비롯 영국 이탈리아 홍콩이었다.
중국기업으로는 CATL 외에 양쯔파워(7위 935억달러) LONGi 그린에너지기술(56위 166억달러) 롱위안파워(65위, 137억달러) 화능파워(71위, 121억달러)가 있다.
일본은 KEPCO(70위 129억달러)와 추부전력(89위 76억달러)이 포함됐다.
◆광업은 캐나다·호주기업 강세 = 광업분야 시총 1위는 호주의 BHP그룹(1286억달러)이 차지했다. 2~5위는 영국 리오틴토(1026억달러) 중국 신화에너지(1005억달러) 미국 서던 쿠퍼(767억달러) 중국 쯔진광업(599억달러)이다.
국가별로는 캐나다 기업이 29개로 가장 많았다. 캐나다 광업기업은 상위 10위안에는 아그니코 이글 마인스(AEM) 1개 기업만 포함(9위 504억달러)됐지만 16~70위 사이에 집중적으로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다음으로는 호주기업이 17개에 달했으며, 미국기업은 14개였다. 중국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기업은 각각 6개, 영국은 4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기업 중에서는 스미토모 금속광업이 시총 65억달러로 51위에 올랐다. 한국기업은 집계된 293개 기업 중 찾아볼 수 없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 기후변화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원자재 해외의존도가 커 최악의 경우 공장 가동중단, 수출 차질, 산업경쟁력 약화 등이 우려되는 만큼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 다변화, 국가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관련기업 육성 등이 필요하다”며 “전기부분 역시 발전 송전 등 전통산업의 한계를 떠나 신산업 개발에 적극 나서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야욕부리는 이유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갖겠다고 야욕을 부리는 것과 캐나다의 미국 편입을 주장하는 것도 이들 지역의 풍부한 광물자원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린란드에는 석유와 가스뿐 아니라 희토류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캐나다는 확인된 원유매장량이 1752억배럴에 이르는 등 베네수엘라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3위다.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도 세계 3~4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