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석위호(射石爲虎) 자세, 위기가 기회로”

2025-02-13 13:00:40 게재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

사망보험금 유동화 추진

“사석위호(射石爲虎)의 자세로 임한다면 생명보험업을 둘러싼 도전적 환경이 새로운 성장을 위한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김철주(사진) 생명보험협회 회장이 12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위기 상황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돌을 호랑이인줄 알고 활을 쏘았더니 돌에 화살이 꽃혔다’는 뜻의 사석위호는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면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김 회장은 “생보업계의 위기가 일상화됐다”고 진단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인구구조가 변화하면서 보험업게는 초긴장 상태다. 출산율 저하로 보험에 새로 가입할 잠재 수요기반이 약화됐다. 생명보험은 사람의 전 생애주기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태아 시절부터 사망할 때까지 보험사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요는 줄었는데 수명이 늘면서 관리고객은 그대로다. 사업비는 오히려 증가추세다. 여기에 대내외적 경제상황도 암울하다.

김 회장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보험업 특성을 살려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김 회장이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사망보험금 유동화다. 정부도 관련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생소한 부분이다.

대부분 생명보험은 원하는 연령대까지 보험료를 내고, 가입자가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을 유족이 수령하는 형태다.

대한민국의 1980년 평균 수명은 60세였다. 60세까지 보험료를 납입하고 63세에 사망하면 유족이 보험금을 수령했다. 하지만 2024년 평균 수명은 83세. 60세까지 보험금을 낸 뒤 가족이 사망보험금을 받는 데 20년 이상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현재 노인들의 현실이다. 수명이 늘면서 경제적으로 빈곤해졌다. 퇴직금 등 자산을 다 써버린데다가 소득이 전무하다. 이에 등장한 것이 사망보험금을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는 유동화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 1억2000만원짜리 보험을 보유한 가입자가 75세가 되면 보험사는 적립금에서 월 100만원씩 10년을 연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 만일 80세에 가입자가 사망하면 적립금 중 연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남은 돈을 일시에 사망보험금으로 유족에게 지급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노인 빈곤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공익적 가치도 크다.

김 회장은 “사망보험금 유동화와 초고령시대 연금상품 개발 및 장기수령시 세제혜택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면서 “보험사의 요양·실버주택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노력하고, 보험-요양융복합서비스 제공 등 노인돌봄 서비스의 체계적 구축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오승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