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지난 겨울은 따뜻했네’

2025-03-04 13:30:00 게재

희망온돌 48억원 모금

25개 자치구 중 최대

서울 강서구가 여느 해보다, 여느 지자체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 눈길을 끈다. 강서구는 ‘2025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을 정산한 결과 48억원 가량을 모금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4일 밝혔다. 강서구는 물론 서울시 자치구 모금액 중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다.

강서구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희망온돌 모금을 해왔다. 기부자가 다음 기부자를 추천하는 연쇄 기부와 어린이집·유치원 등이 함께하는 ‘사랑의 저금통 마음 모으기’ 등 형태를 다양화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총 47억8000만여원이나 됐다. 지난해보다 5억원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목표치인 20억원과 비교하면 2.4배를 초과 달성했다. 주민과 어린이집·유치원 원아들, 전통시장과 기업 등이 기부행렬에 동참해 총 2952건 성금과 물품이 접수됐다.

강서구 따겨
서울 강서구가 2025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모금에서 48억원 가량 성과를 거뒀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아들도 저금통을 털어 보탰다. 사진 서울 강서구 제공

감동적인 사연도 많다. 자녀가 태어난 뒤 하루에 1만원씩 모은 주민은 400만원을 모아 저소득 한부모가정을 위해 기부했다. 벌써 7년째다. 27년 전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가족들과도 헤어져 혼자 사는 80대 노인은 2018년부터 기초생활수급비를 모아 매년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800만원을 기탁했다. ‘돌아가신 누님의 뜻’이라며 350만원을 쾌척하고 실버타운에 거주하면서 모금함에 2000만원짜리 수표를 넣은 익명의 기부자도 있다.

강서구는 주민들 정성을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뒤 기부자 뜻에 따라 지역 내 저소득 취약계층에 지원할 계획이다.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은 “유례없는 한파와 경기침체로 어느 때보다 힘들었을 이번 겨울, 강서구 주민들이 놀랍도록 아름다운 기적을 일궜다”며 “짧은 기간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따뜻하고 지혜로운 주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진 구청장은 “우리 주민들처럼 항상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행정으로 다같이 살기 좋은 강서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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