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월세 안정 ‘이유 있네’

2025-03-04 13:00:19 게재

성동구 상생유도 성과

기숙사 신축 수요분산

서울 성동구 사근동 한양대학교 일대 월세가 여타 대학가와 달리 하향안정세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성동구는 지역사회와 상생하도록 적극 유도한 성과로 분석한다.

4일 성동구에 따르면 한양대 인근 33㎡ 이하 소형 임대주택 거래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 대비 월세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년 전 58만3000원이었는데 올해는 55만4000원으로 5.0% 떨어졌다. 반면 서울시 주요 대학가 원룸은 평균 월세가 60만9000원으로 지난해 1월 57만4000원보다 6.1% 상승했다.

월세 안정에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은 신축 기숙사 완공이다. 총 1198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새학기를 맞아 입주를 시작하면서 수요가 분산된 것이다.

성동구가 대학 기숙사신축을 둘러싼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 일대 월세가 안정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기숙사를 계획했던 다른 지역에서 주민들 반발로 무산된 반면 성동에서는 한양대가 신축 기숙사를 완공, 새학기에 학생들을 맞았다. 사진 성동구 제공

하지만 성동구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기숙사 신축을 계획했던 지난 2015년 큰 충돌이 있었다. 원룸을 운영하는 주민들은 생존권 위협이라며 강력히 반대했고 학생들은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기숙사 건립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양측 갈등이 깊어지자 성동구가 조정에 나섰다. 기숙사가 건립될 경우 발생하는 공실문제에 대한 대안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성동한양 상생학사’를 지난 2019년 도입했다. 성동구 한양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협력해 공실 우려가 있는 소형 임대주택을 인근 시세 반값에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공사는 연 1% 금리로 보증금 대출을 지원하고 구와 학교측은 월세 일부를 반씩 부담했다. 화재대비 시설과 보안시설 확충 등 시설 안전도 공공이 지원했다. 구는 “공실로 인한 생계문제가 해소되자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던 임대인들 마음도 돌아섰다”며 “적극적인 설득과 중재를 통한 대학과 지역사회간 갈등을 봉합한 혁신적 상생 모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오랜 진통 끝에 지난 2021년 한양대는 기숙사 공사를 착공할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기숙사 건립을 구상했던 다른 지역에서는 주민들 반대로 무산된 것과 대비된다. 성동구는 현재 4호점 48실까지 늘어난 상생학사에 더해 기숙사 신축으로 발생하는 공실도 추가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상생학사 등 성동구 노력이 대학가 월세 안정화와 학생들 주거권 안정이라는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졌다”며 “청년들 수요를 충족하고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는 상생형 맞춤 주거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