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과 함께 찾아온 기부천사
2025-03-07 13:29:58 게재
강북구 우이동주민센터에
80대 노인 1400만원 전달
“기부를 하고 싶습니다.”
서울 전역에 눈발이 흩날리던 지난 4일 강북구 우이동주민센터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익명으로 기부를 하고 싶다는 80대 방문객이었다.
7일 강북구에 따르면 기부를 하고 싶다는 요청에 직원들이 방문객을 동장실로 안내했다. 노인은 조용히 봉투를 내밀며 “저소득 어르신들과 조손가정을 위해 써달라”고 짧게 당부했다. 봉투 안에는 현금 1400만원이 들어 있었다. 구는 “생활비를 아껴가며 오랫동안 모아온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은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노인은 “한번쯤은 좋은 일에 마음을 보태고 싶었다”며 거듭 익명을 요청했다.

노인은 집까지 배웅도 거절햇다. 눈발이 거셌던 만큼 직원들이 차량으로 배웅하겠다고 했지만 수차례 사양했다.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권유하자 “집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으니 근처에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구는 “익명의 기부자가 전한 온정의 손길이 강북구 곳곳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퍼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이순희 구청장이 기부자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 구청장은 “추운 날씨에도 귀한 발걸음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따뜻한 마음을 꼭 필요한 곳에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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