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산자락마다 ‘아이들 놀이터+활력 쉼터’

2025-03-10 13:00:03 게재

버려진 땅 발굴해 주민 바람대로 새단장

24시간 언제든 자연·문화 혜택 누리도록

“주방에서 내다보면 한폭의 그림이 따로 없어요. 창문이 액자고 그 안에 풍경화가 펼쳐진다니까요.”

서울 관악구 삼성동 주민 손지유(61)씨는 최근 집 앞에 들어선 공원 이야기만 나오면 신바람이 난다. 그도 그럴 것이 직전까지만 해도 덤불이 우거져 여름이면 모기떼가 들끓고 음습하기까지 했다. 주민들은 인근 고교 학생들이 산자락으로 향할 때면 혹시나 싶어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고 우려할 정도였다. 손씨는 “집 앞에서 삼성산이며 연주암, 금천구 시흥동 호압사까지 둘레길로 연결되니 편리하게 이용한다”며 “주민들이 부지런해졌다”고 말했다.

◆한해 5700만명 찾는 대표 자원 활용 =

10일 관악구에 따르면 구는 올해 ‘관악산공원 24’에 힘을 싣는다. 서울시 주요 공원 108개 중 지난 2023년 기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관악산이다. 연 방문객이 5718만명에 달한다. 박준희 구청장은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대한민국 명산이자 관악구 특화 자원”이라며 “이를 활용해 일상에 지친 주민들이 언제든지 자연과 문화를 폭넓게 누리며 활력을 회복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산자락에 24개 특화공원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24시간 공개하는 기획사업이다.

박준희 구청장이 공무원들과 함께 양지지구 점검에 나선 가운데 조성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관악구 제공

준비는 일찌감치 민선 7기부터 시작했다. 사유지라 관리가 안되는 여러 부지를 눈여겨보고 있을 때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서울시가 2019년부터 2300억원을 투입해 보상을 시작했고 관악구는 활로를 찾을 수 있었다.

삼성동 양지지구는 그 일환이다. 2021년 6월까지 사유지 9837㎡와 무허가건축물 2개 동에 대한 보상을 마무리했다. 2023년 예산을 확보해 설계용역을 진행했고 지난해에야 공사를 시작, 마무리까지 할 수 있었다. 구 관계자는 “설계단계부터 수차례 설명회를 열어 주민들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며 “주거지 주변에 시설물을 최소화하고 가림막과 완충녹지를 보강하는 등 설계변경으로 주민들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나무 등 60여종에 달하는 나무 4만여그루를 심은데 이어 산비탈에는 철쭉 2만그루를 심었다. 중앙에 작은 쉼터와 오솔길을 마련하고 일대는 여러 종류의 수국으로 장식했다. 각각 봄과 여름을 장식할 꽃들이다. 구는 개화시기와 색채 입체감 등을 고려해 3000여평에 달하는 공원 곳곳에 매력정원 숲속작은정원 등을 조성하고 주민들이 사게절 내내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자연을 즐기도록 했다.

관악산자락 24개 공원은 양지지구가 포함된 2권역을 포함해 총 3개 권역으로 나뉜다. 1권역 미성·난곡·난향동 일대는 산림훼손이 심각한데 작은 공원이 산재해 있다. 구는 12개 공원을 노년층을 위한 놀이정원, 숨쉬기 편한 오감숲길,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 등 생활밀착형 공원으로 단장했다.

2권역 대학·삼성동 일대에는 7곳이 있다. 기존 관악산 모험숲부터 캠핑장 치유센터는 새롭게 정비하고 삼성동 도시농업공원은 감성공원으로 탈바꿈시킨다. 3권역은 5개 공원을 보유한 낙성대·남현동 일대다. 지역 역사성을 살려 기존 역사문화공간을 정비하고 전통문화공원, 미래형 스마트정원 등을 새롭게 조성한다.

무엇보다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위해 민선 8기에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낙성대 축구전용구장과 관악 파크골프장을 주민들에게 선보인다. 축구전용구장은 지난달 개장식 이후 운영체계를 구축 중이다. 5326㎡ 규모로 인조잔디구장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1만1285㎡ 부지에 9홀을 갖춘 파크골프장은 상반기에 문을 연다.

◆도심 속 자연휴양림도 시동 = 미성동 난우지구와 난향동 난향숲길지구, 남현동 관음사지구 등은 올해 안에 훼손지를 복원해 주제가 있는 특화공원을 주민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나머지 삼성동 신우지구와 약수암지구까지 2027년이면 권역별로 균형 있는 기반시설 확충이 마무리된다. 관악구는 여기에 더해 도심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휴양림을 추진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지난해 공원여가국을 신설하고 올해는 ‘창문을 열면 꽃과 나무가 보이고 물이 흐르는 힐링도시’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며 “녹지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관련 자원을 발굴해 주민이 행복한 관악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