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 기술의 선두주자인 아이온큐(IonQ)가 작년 말 서학개미들의 최대 관심 종목으로 떠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 23일 기준 약 3조6919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시총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아이온큐는 2015년 9월 29일 창립한 최초의 순수 양자 컴퓨팅 기업이다. 이 회사는 범용 양자 컴퓨팅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14년 2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메릴랜드 대학에서 양자컴퓨터를 수십년간 연구해 온 크리스 먼로 교수는 ‘이온트랩 방식’ 양자 컴퓨팅 기술에 집중했다. 이후 벤처캐피탈 NEA의 200만달러 투자를 기반으로 듀크대 김정상 교수 등과 함께 아이온큐를 창립했다.

전통적인 초전도체 방식과 달리 레이저로 포획되는 이온의 양자 상태를 제어하는 이온트랩 기술은 99.9% 이상의 연산 정확도와 안정성을 확보했고, 2019년 아마존닷컴 임원 출신 피터 체프먼 최고경영자 취임과 함께 본격적인 상용화 전략을 수립했다.

이온트랩 기술의 최대 강점은 오류수정 기능과 확장성이다. 2024년 12월 기준 64큐비트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2025년 말까지 99.999% 정확도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머신러닝과 양자 알고리즘을 결합한 ‘아리아(Aria)’ 플랫폼은 금융 포트폴리오 최적화 문제를 기존 대비 1000배 빠르게 해결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아이온큐는 2024년 1월, 35 AQ(Algorithmic Qubits) 달성에 성공하며 기술적 우위를 입증했다. 당초 예상보다 1년 앞당겨진 성과로, 양자 컴퓨팅 기술력에서 경쟁사를 앞서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아이온큐의 최선결 기술 목표는 2026년 128큐비트 시스템의 상용화다. 이와 함께 1200개 이상의 기업고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양자 컴퓨터 실용화의 최소 요구사항인 ‘양자 우월성(Quantum Supremacy)’ 달성에는 1000큐비트 이상이 필요하나, 아이온큐의 최신 시스템은 64큐비트에 머물러 있다. 2024년 R&D 투자액이 매출의 274%에 달하는 3760만달러로, 2026년까지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하다. 특히 양자 암호보안 기업 ID퀀티크(IDQ) 인수로 부채비율이 35%에서 48%로 상승해, 올해 2차 주식 발행을 통한 5억달러 조달계획이 보고됐다.

아이온큐의 현 시가총액은 약 25억달러로, 아마존, 아스트라제네카, 엔비디아와 등과 협업하며 양자 컴퓨팅 산업 내 입지가 강력하다. 특히, 최근 미 공군연구소(AFRL)와 2022년 첫 계약 이후 2023년, 2024년 말 등 추가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금액은 9440만달러로 목표금액을 넘어섰다.

아이온큐는 2024년 95%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주요 수익원은 △하드웨어 임대(55%) △클라우스 서비스 구독(30%) △컨설팅 수수료 15%다. 2024년 말 현금 보유액은 3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나 순손실이 작년 3분기 5250만달러, 4분기 2억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구개발비(R&D) 투자 확대와 양자 컴퓨팅 상용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자 컴퓨팅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기술발전 속도가 빠르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아이온큐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

반면, 현재 주가는 공정가치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게다가 아직 적자 기업으로 많은 투자와 기술적 진보가 필요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개최되는 엔비디아의 ‘GTC 2025 컨퍼런스’에선 최초로 ‘퀀텀 데이(Quantum Day)’ 세션이 신설돼, 글로벌 양자 컴퓨팅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아이온큐는 여기에서 엔비디아 기술과의 통합과 양자 네트워킹 기능의 확장이 올해의 핵심 현안임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엔비디아와 양자 컴퓨팅 협업 움직임은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