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이야기꾼이 교실로 찾아간다

2025-03-26 13:42:00 게재

송파구 ’송파런 이야기교실‘

노년층이 유치원·학교 방문

“옛날 옛날에 ‘동방삭’이라는 사람이 살았어요. 18만년이나 산 사람이에요. 사람들이 ‘삼천갑자 동방삭’이라고 불렀어요.”

서울 송파구가 학교와 유치원 교실에 노년층 주민들로 구성된 ‘이야기꾼’을 보낸다. 송파구는 ‘송파런 이야기교실’ 호응이 좋아 올해도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동화구연 전문교육을 받은 60~75세 주민들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매주 한차례 교육현장을 방문해 40분에 걸쳐 다양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삼천갑자 동방삭’ ‘은혜 갚은 까치’ 등 전래 동화부터 ‘이파라파냐무냐무’ 등 현대 감성이 더해진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다.

송파런 이야기교실
송파구가 동화구연 전문교육을 받은 주민들을 학교로 보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올해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35곳을 찾아간다. 사진 송파구 제공

현장 만족도는 높다. 지난해 우치원과 초등학교 34곳에서 운영해 어린이 2만3014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97.48%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아이들은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고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고 호응했고 교사들은 “아이들이 눈앞에서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도 하고 책에 대한 흥미를 더 가지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송파구는 특히 영상매체에 익숙한 아이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주민들은 활기찬 사회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어 1석 2조 효과가 있다.

올해 이야기교실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35곳에서 진행된다. 주민 8명이 다음달부터 11월까지 방학을 제외하고 찾아간다. 구는 연 2회 동화구연과 독서지도 교육을 실시해 주민들 역량을 강화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경험이 요즘에는 흔치 않다”며 “‘송파런 이야기교실’을 통해 더 많은 어린이들이 사람과 이야기 그리고 책이 주는 따뜻한 감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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