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경남 산청·울산 울주 산불
경기·충남·전북서도 산불
산림 많은 강원·충북 비상
21일 시작된 경남 산청 산불과 22일 울산 울주에서 발생한 산불도 진화하지 못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전국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하면서 진화 역량을 집중하는데 한계가 있는 데다, 태풍급 강풍이 불면서 진화 속도보다 확산 속도가 빠른 탓이다.
26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은 밤사이 더욱 번지면서 25일 한때 90%까지 높아졌던 진화율이 26일 새벽 5시 기준 80%로 떨어졌다. 산림당국은 야간에 시야가 어두워 접근이 어려운 경사 지역 등으로 불길이 더 번졌다는 설명이다.
어제 오후 한때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지리산국립공원 500m 지점까지 번지기도 했다. 다만 이후 바람의 방향이 바뀌며 불길이 다시 하동 방향으로 이동했다. 산청군에 내려졌던 강풍주의보도 어젯밤 11시를 기해 해제됐다.
산불이 확산되면서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는 추가 대피령이 내려졌다. 산청군은 시천면 보안마을 등 4개 마을 주민에게 대피토록 했다. 불이 번지고 있는 하동군에서도 옥종면 9개 마을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울주군 온양읍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은 닷새째 계속되고 있다. 진화율이 90%를 넘자, 산림 당국은 주불을 잡겠다며 헬기와 인력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경사가 급한 산 정상 쪽에 불길이 남은 데다 순간풍속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발목을 잡고 있다. 울주군은 온양 산불이 재확산하면서 신기 외광 등 10개 마을에 대피령을 내렸다. 부산울산고속도로 온양나들목은 26일 오전 0시 30분 양방향 진출입로가 전면 통제됐다.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에서도 25일 오전 11시 54분쯤 새로운 화재가 발생했다. 강풍으로 산불이 거세지자, 야산 주변 마을과 아파트, 양육원 등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산불 대응 2단계를 발령한 산림 당국은 불길 확산을 막기 위해 야간 진화 작업을 벌였다. 밤사이 내곡마을 동부4리 등 2개 마을에 추가 대피령을 내렸다. 26일 오전 8시 10분 주불은 100% 진화됐다.
◆경기·충남·전북 등에서도 산발적 산불 = 영남권 외에도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행히 조기에 진화되고 있다.
산림당국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25일 경기도 시흥시 계수동에서 오후 2시 12분 발생한 산불은 1시간 9분 만에 진화됐다. 산림당국 등은 진화차량 8대, 진화인력 44명을 투입, 오후 3시 21분쯤 진화를 완료했다. 이날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서도 오후 3시 47분 산불이 발생했지만, 오후 5시 2분쯤 진화됐다.
충남 당진시 순성면에서도 이날 오후 2시 38분 산불이 발생했지만, 오후 4시 11분쯤 진화됐다. 전북 고창군 성내면에서 오후 2시 14분에 산불이 발생, 3시간 13분 만인 오후 5시 27분쯤 진화를 완료했다.
영남권 외 지자체들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25일 도청에서 열린 ‘2025년 강원도 통합방위회의’에서 “산불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현실적인 위협”이라며 “강원도는 지금 버티고 있는 만큼 각 기관도 체계 내에서 산불 대응에 적극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영환 충북지사 역시 이날 특별 지시를 통해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가해자에겐 엄중한 처벌을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앞서 24일 간부회에서 “입산자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계도와 단속을 집중해야 한다”며 “만약 산불이 발생하면 발생지 인근 시·군에서도 경계를 가리지 말고 가용자원과 인력을 지원해 확산을 차단하라”고 강조했다.
김신일·곽재우·윤여운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