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똑똑하게 관리’
성동구 ‘스마트헬스케어센터’ 두곳 개관 복지관·대학 함께 초고령사회 맞춤 대비
“별거 별거가 다 있네~. 그동안 복지관만 갔는데 부지런히 다녀야겠어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주민 이경희(79)씨는 집에서 왕복 1시간 30분 가량 걸리는 송정동까지 매일 출퇴근하듯 다니기로 했다. 스마트헬스케어센터가 새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좋은 기계도 많고 우리들한테 맞춰서 해준다니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송정동 주민 박영례(75)씨는 “밖에 나가지 않고도 날마다 맨발걷기를 할 수 있겠다”고 반색했다.

28일 성동구에 따르면 구는 사근동에 이어 송정동까지 스마트헬스케어센터를 열었다. 초고령사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성동형 어르신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 중인데 그 일환이다. 요양시설이 아닌 동네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내도록 한다는 취지다. ‘성동에 살아요’라는 구호도 ‘성동에 오래 살아요’로 바꿨다.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전 국민의 20%를 넘어서며 전문가들 예상보다 빠르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성동구도 지난달 기준으로 노인이 5만1000명을 넘어서 전체 주민 중 18.7%를 차지한다.
성동구는 일찌감치 노년층 주민들을 위한 통합돌봄 체계를 준비해 왔다. 스마트헬스케어센터가 그 중심에 있다. 일상에서 쉽고 안전하게 근력운동과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주민들 건강 상태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요양시설에 의존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춘다는 취지다.
60세 이상 주민은 물론 근육 감소가 우려되는 중장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재활치료에 주력하는 기존 보건시설과 달리 주민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도록 돕는다.
4층 규모 송정 센터는 들어서자마자 건강측정을 하도록 꾸몄다. 하지근력 균형능력 보행분석까지 한 뒤 건강상담을 한다. 2층은 근력운동 공간이다. 건강운동관리사가 인공지능을 접목한 운동기구로 부위별 맞춤운동을 돕는다. 3층에서는 유연성운동을 한다. 스트레칭 필라테스 등이다. 4층은 굵은 황토 알갱이에서 맨발걷기를 하거나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등 쉼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했다.
송정동에 앞서 지난해 12월 사근동에 1호점을 열었다. 시범운영을 한 결과 60대 주민부터 80대 이상 고령자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당 왕십리 성수 등 꽤 거리가 있는 동네에서도 찾을 정도로 주민들 호응이 컸다. 주민들은 전문가와 함께 근력운동 방법을 체계적으로 익히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손에 꼽았다. 지난 2018년부터 구와 협업해왔던 한양대 스포츠사이언스학과에서 그간 축적한 정보를 활용해 지원한다. 대학원생들이 재능기부로 주 2~3회 주민들 지원에 나선다.
지역 내 다양한 기관과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는 점도 매력 요소다. 구 관계자는 “복지관 인근에 센터를 조성해 별관처럼 운영하고 있다”며 “기존 업무와 연계해 센터에서 건강관리를 하고 나머지 돌봄서비스는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치매안심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도 연계해 한곳이라도 방문한 주민은 다른 기관들을 함께 활용하도록 한다.
오는 7월에는 왕십리2동에 센터를 추가한다. 장기적으로는 전체 동마다 한곳씩 마련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향후 의료·요양·돌봄 기관간 연계를 더욱 강화해 어르신들이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통합돌봄체계를 더욱 견고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