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폭탄에 수출규모 최소 30조원 감소
국회예산정책처, 수출 규모 3.2%↓
예상 대미 수출 5.9%↓, 대중 수출 10.5%↓
25% 관세 부과로 추가 감소 가능성도
미국의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우리나라의 대미, 대중 수출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수출증가율이 큰 폭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3일 ‘미국의 관세정책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주요국에 대한 관세부과 및 통상정책 불확실성 지속으로 우리나라 전체 통관수출이 약 3.2%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통관기준 수출규모(6837억6400만달러)를 기준으로 보면 22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감소규모는 30조원이상이 된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는 철강 알루미늄과 함께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25%의 상호관세까지 물게 됐다.
이는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중국에 20% 추가 관세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10%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다. ‘불확실성’도 고려됐다.
대미수출은 5.9% 감소할 것으로 봤다. 우리 수출의 대미 감소효과는 8.3%지만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로 수출 상대가격이 낮아지면서 얻게 되는 대체효과를 4.8%로 봤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대미수출이 추가로 2.4% 줄어드는 부분도 고려했다.
대중수출은 약 10.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대미수출이 13.1% 줄어들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약 5.9% 줄고 불확실성에 따른 추가감소분은 4.6%로 내다봤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미국의 관세정책은 우리나라의 대미수출뿐만 아니라 대중수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수출 감소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효과도 우리 수출에 상당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미국의 관세폭탄의 영향까지 고려해 올해 총수출이 전년대비 1.4%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봤다. 통관기준 상품수출은 0.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증가율은 0.4%, 하반기는 0.6%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8.1%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통상환경 불확실성에 일정부분 반영되긴 했지만 우리나라에 상호관세율을 25%로 매기면서 수출 충격은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34%에 달한 점도 추가 부담이다. 수출 증가율(통관기준)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김원혁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높아진 통상정책 불확실성은 우리 수출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중국의 내수부진과 저가-과잉 공급의 영향으로 인한 수입 수요 둔화는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수입관세 적용과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추가관세로 높아진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관련 품목의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