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변화 두려워하지 않는 리더가 필요하다

2025-04-07 13:00:03 게재

최근 68회 ‘SGI토킹북’이란 행사가 있었다. ‘직장인의 자기계발지원’을 위해 분기에 1회 지금까지 15년을 이어오고 있다. 디지털 문명에 친숙한 직장인들에게 ‘저자와의 대화’라는 아날로그 행사를 통해 책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 행사를 통해 만난 저자는 68명에 달한다.

작가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변화경영’으로 잘 알려진 고 구본형 소장이다. 구 소장은 20년 동안 IBM이라는 글로벌기업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산으로 들어가 작가의 길을 선택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자신의 특별한 경험을 소재로 세상에 내 놓은 책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다. 그는 책을 통해 현실에 안주해 있는 직장인들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는 쓴 소리와 함께 구체적인 성장모델을 보여준다.

한창 나이에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나니 제자들과 독자들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구 소장은 막연한 희망론이 아닌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독자들을 대했다. 이런 접근법은 나로 하여금 글을 쓰면서 통계와 사례를 통한 과학적 접근법을 선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과학적 접근법 선호하게 만든 계기

이런 생각은 컨설팅 현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얼마 전 어느 중소기업 워크숍에서 있었던 일이다. ‘비전 설정’을 두고 사장과 관리부장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고 간 적이 있었다.

“사장님 매출, 영업이익이 벌써 3년째 내리막길입니다.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 부장, 걱정 말아요.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나아질 겁니다.” “사장님 지금 그 말씀 벌써 3년째 반복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 이대로 가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나만 믿고 따라오세요. 내게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어떤 계획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언젠가는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알아줄 겁니다.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미국 코넬대학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 교수는 이런 근거 없는 희망에 갇힌 사람들을 가리켜 ‘유토피아 증후군’에 빠진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논문 ‘무능력과 무인지: 무능력의 인지 부족이 초래하는 과장된 자기평가’에서 “올바른 해결책을 찾는 데 필요한 능력은 어떤 해결책이 올바른 것인지 식별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해왔던 방식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다른 차원의 시도가 필요하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팔리지 않을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며 유능한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것도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냥 “불경기라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고 하는 건 무책임한 변명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도 리더로서 해선 안될 말 중에 하나다. 원인없는 결과가 없다는 말은 지금까지 효과가 없었던 A대신에 B라는 원인을 집어넣으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말과 같다.

막연한 희망보다 구체적인 방법 제시해야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를 대처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리더의 능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보인다. 변화없는 업무스타일을 고수하며 “시간이 지나가면 잘 될 거야”라는 근거없는 희망으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있다.

반면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리더도 있다. 어떤 리더가 조직을 살릴지는 겪어보지 않아도 뻔하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