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침체 우려 미국채금리 급락

2025-04-07 13:00:29 게재

정크본드 금리는 급등

미국채 금리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트럼프정부가 원하는 결과지만 원인은 ‘부채감소’가 아닌 ‘경제침체’ 우려 때문이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992%로 올해 1월 4.8%대에서 하락했다. 이때는 트럼프발 관세전쟁 위협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로 선언한 2일만 해도 10년물 금리는 약 4.2%였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시위가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열리고 있다. 한 참가자가 트럼프 대통령(2024년)과 히틀러(1938년)를 각각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시사주간 타임지 표지 2개를 나란히 배치한 팻말을 목에 건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전세계적인 경제침체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자들이 미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며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리스크는 일단 제쳐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정부의 전례없는 고관세 장벽으로 미 증시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석유와 기타 원자재 가격도 큰 폭 하락했다. 반면 투자자들은 같은 이유로 미국채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미국채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상대적으로 높은 국채금리는 시장에서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트럼프 경제팀은 미국채금리 하락을 중시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시중금리 기준이 되는 미국채금리가 내려가야 미국정부는 물론 기업·개인의 이자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적자를 줄여 국채 신규공급을 제한해 이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와 다르다. 증시급락과 실물경제 침체 가능성이 미국채 랠리를 이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5일 “관세발 경제둔화로 여당인 공화당이 더 큰 규모의 세금감면에 나설 수 있다. 이는 더 많은 국채 발행, 더 높은 국채금리로 이어진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같은 우려를 일단 제쳐뒀다. 거의 전적으로 경제침체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정크본드 회사채 시장에선 2020년 이후 가장 큰 매도세가 촉발됐다. ICE BofA 데이터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미국채 대비 투기등급 회사채 프리미엄은 해방의 날인 2일 이후 1%p 상승한 4.45%p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규모 격리·봉쇄가 취해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라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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