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앱 판매도 부가세 내야"
2013-10-14 13:47:55 게재
남경필 의원 … "국내 IT모바일 기업 과세·규제 역차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남경필 의원(새누리당·경기 수원병)은 14일 "글로벌 시장인 IT·모바일 산업에 대한 규제로 국내 기업이 역차별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한 뒤 대표적 역차별 사례로 '국내 컨텐츠 서비스 사업자에게만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꼽았다. 국내 사업자는 10% 이상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지만, 애플·구글 등 해외사업자는 내지 않아도 된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말까지 해외사업자에게도 부가가치세를 물리도록 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실현가능성에 대한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다.
'모바일 앱'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업체는 지난 2010년부터 10%의 부가세를 내고 있다. 그러나 애플 등 해외 개발사들은 예외다. 통신기술 발달로 국내에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도 앱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부가세를 피하기 위해 국내 개발사들도 해외 사무소나 법인을 통해 앱을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부는 구글과 애플이 내지 않고 있는 부가세 규모는 연간 4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유럽 각국은 글로벌기업의 세금 회피에 대해 적극 나서고 있다. 프랑스는 애플에게 2014년부터 '문화세' 명목으로 세금을 걷기로 했고, 구글로부터는 디지털출판혁신기금 명목으로 6000만 유로를 걷기로 합의했다. 독일 국회도 구글에 '인터넷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지난 2013년 3월 통과시켰다.
이밖에 미국, 호주 등도 구글과 애플이 해외 개발사로부터 일괄적으로 소비세(부가세)를 거둬 각국 정부에 내주는 방식을 강제하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모바일앱의 경우 이동통신사를 통한 대리납부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또 다른 대표적인 역차별 규제로 '인터넷 실명제'를 꼽았다. '인터넷 실명제'는 인터넷 사용을 실명으로 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로 2007년부터 시행되어 5년 뒤인 2012년 8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폐지되지만, 이미 국내 시장의 주도권은 다 뺏긴 뒤였다. 2009년부터 국내 UCC 1위 기업은 구글(유투브)이 차지하고 있다.
남 의원은 "인터넷실명제와 부가가치세 뿐 아니라 지난 5년 간 각종 IT 규제가 증가되었다"면서 "역차별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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