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방역물품 사실상 부족"
환자 급증으로 여유분 없어 … "진료인 안전위해 시급히 대비해야"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4일 0시 기준 5000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간호인력 등이 사용하는 방호복 등 방역용품이 사실상 부족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마스크 대란과 같은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현장의료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치료와 진료에 투입된 의료진들의 안전을 위해 시급히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구시 경상북도에 따르면 당장 공급하고 있는 방역물량은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대본은 대구경북지역에 방호복을 우선 지원 중이며 감염병 전담병원이 요청할 경우, 직접 의료기관에 지원해주고 있다. 2월 18일부터 3월 3일까지 대구경북지역에 보낸 방호복은 총 14만6000개, N95 마스크 15만개를 지원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보호복이 없어 진료를 못할 정도는 아니다"며 "지금까지 중대본에서 9만1900세트라 정도 받아 의료기관이나 선별진료소 등에 공급해왔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도 "대구경북에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지금까지는 중대본이 요구물량을 신속하게 공급해줬으나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최근에는 방호복 등의 공급이 깐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물품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김천의료원 관계자는 "비상사태라 기본적으로 대부분 코로나19 관련 물품이 부족하다고 보면된다"고 말했다.
김천의료원에는 4일 현재 130여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는데 추가로 들어오면 의료진도 더 늘고 당연히 방호복 소비도 많아진다.
한 세트에 2만원 정도 하는 레벨D 보호복은 의료진 1인당 하루 2~3벌 소비한다.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의료진이 한번 진료 나가면 의사 1명, 간호사 2명, 임상병리사 1명, 방사선사(엑스레이 촬영 필요시) 등 4~5명이 투입되는데 모두 방호복을 입는다.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은 하루에서 의료인 1명당 5~6벌을 입어야 하고 선별진료소의 검체 의료진의 방호복 소비도 많다.
방호복은 주로 중대본이 내려주면 경북도가 25개 시·군 보건소에 보급하는데 일부 의료기관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수소문해 직접 구입하기도 한다.
경북도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비축물량에다 중대본 지원물량으로 어느 정도 공급했는데 최근 물량이 부족해 중대본에 독촉하지만 중대본이 바로 바로 공급해 주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코로나19 확진자(2월 20일) 발생하기전 1만5000개를 비축했다. 그후 3일까지 질본에서 4만7000개를 공급받아 25개 시·군 보건소로 보내주고 있는데도 일선 보건소와 의료원 등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또 간호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구시에 환자가 4000명으로 늘어나면서 체온기를 병동에서 1개로 사용하는 경우나 방호복, 보건마스크 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간호사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며 "현장인력들이 정상적으로 치료활동을 하면서 안전을 지킬 수 있게 시급히 물품부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이동식 음압기가 더 필요하다는 간호사들의 요청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의료물품 담당은 "지금까지는 중대본에 요청하면 신속하게 왔는데 최근 통제하는 느낌"이라며 "중대본도 전국 확산에 대비해 물량 배분을 조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세균 총리는 4일 대구시 기자간담회에서 의료용품 부족에 대해 "지금까지 비축했던 레벨 D 의 의료용품을 많이 활용을 했으니까 재고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1차적으로 의료용 장비 공급은 질본이나 복지부에서 잘 챙기고 있어서 그 부분은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