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사실상 무기한 연기

2014-10-24 12:31:06 게재

2020년대 중반 목표 … 연합사 용산 잔류, 210화력여단 동두천 주둔

한국과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을 사실상 무기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조건에 기초한 전환에 합의하며 전환시기를 명시하지 않는 방법으로 무기한 연기를 선택했다. 연합사의 용산 잔류와 미 화력여단의 동두천 주둔 등에도 합의했다.
 

악수하는 한민구-척 헤이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 소재 평화연구소에서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SCM) 만찬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악수하는 양국 장관.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은 24일 워싱턴 펜타곤에서 제46차 안보협의회(SCM)를 열어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정하지 않은 채 재연기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키로 하면서 구체적인 전환시기를 명시하지는 않아 사실상 무기 연기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양국은 매년 평가하기로 했으며, 한국은 전작권 전환 목표시기를 2020년대 중반으로 제시 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이와함께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한미연합사령부를 용산기지에 잔류시킨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또한 한국군의 대화력전 전력이 보강되는 2020년경까지 미 2사단 210화력여단을 현재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 그대로 잔류시키기로 결정했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이날 펜타곤에서 열린 SCM에서 이런 합의사항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5개 항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북한 핵·미사일을 포함한 역내 안보환경의 변화에 맞춰 한미양국 국방 장관은 미국군 주도의 연합군 사령부에서 한국군 주도의 새로운 연합방위사령부로 전환하는 것을 대한민국이 제안한 대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이 제시한 전작권 전환의 조건은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전환 이후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구비 및 미국의 보완·지속 능력 제공 △국지도발과 전면전 초기 단계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필수 대응 능력 구비 및 미국의 확장억제 수단과 전략자산 제공과 운영 등 3가지다.

양국은 이들 3가지 조건에 대해 매년 SCM에서 평가한 뒤 양국 통수권자들이 이를 바탕으로 전작권 전환 시기를 최종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전작권 전환의 목표시기와 관련,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군의 '킬 체인'(Kill chain) 및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구축 시기인 2020년대 중반인 2022~2027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전작권 전환시기에 대해 지난 2007년에 처음으로 2012년 4월 17일로 결정했다가, 2010년에 2015년 12월 1일로 한번 연기한 바 있으며, 이번에 다시 늦춘 것이다.

한미 양국은 SCM에 이어 외교, 국방장관이 함께 참석하는 2+2 장관 회담을 갖고 광범위한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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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