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1타 교사 _ 마포고 현원석 생명과학 교사

2015-06-11 10:56:45 게재

“매 질문마다 정확한 답을 해줄 수 있는 선생님 돼야죠”

사교육에만 1타 강사가 있다? 공교육 현장에도 1타 교사가 있다. 1타 교사는 교내 방과후 프로그램 중 공고가 뜨자마자 제일 먼저 신청이 마감되는 인기 강좌다. 강서 양천 영등포 구로지역 소재 고등학교 1타 교사들의 특별한 수업 현장을 소개한다. 그 두 번째 주인공 마포고등학교(교장 엄재중) 현원석 교사를 만났다.



직접 손으로 쓴 교재 나눠줘
마포고 현원석 교사가 맡은 방과후수업은 학년별로 3가지. 1학년은 공통과정으로 ‘융합과학’, 2학년은 ‘생명과학1 갑 되기 프로젝트’, 3학년은 ‘생명과학 1 수능 맥 잡기(4~6월 모의고사 대비)’이다. 3가지 과정 모두 조기 마감되는 1타 수업이지만 특히 2학년 과정은 미리 컴퓨터 앞에서 대기하지 않으면 수업을 듣기가 힘들 정도로 신청 경쟁이 치열한 강좌다.



이 수업이 인기가 높은 비결은 현 교사가 손으로 직접 쓴 교재를 나눠주기 때문이다. 남고의 특성상 노트 필기를 해주는 선생님의 수업에 참여하면 교재라도 남는다는 생각을 가진 학생들의 신청이 많았다.
“졸업생들이 그러더라고요. 교재 때문에 선생님 수업을 듣기도 했다고.”
현 교사는 5년 전 첫 방과후수업을 맡으면서부터 교재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교재로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교재를 손수 쓰기 시작했다. 중요도에 따라 다른 색깔의 펜으로 표시를 하고 교과서에 있는 그림도 옮겨 수업하기 편하게 재편성해 칼라 프린트로 복사해 나눠 주었다.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면 프린트를 제본해서 노트 한권으로 만들어준다.
“교재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미리 만들어 둔 것으로 쓰고 싶은데 해마다 입시 트렌드도 바뀌고 알려주고 싶은 것도 많아져요. 그러다보니 교재를 계속 업데이트하게 됩니다.”

수업 들어가는 반의 모든 아이들 이름 외워
현 교사의 수업이 인기가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학생들과 라포 형성이 잘돼 있기 때문. 라포(rapport)는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 신뢰하며 감정적으로 친근함을 느끼는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수업에 들어가는 반 아이의 모든 이름을 외웁니다. 보통 학기 초에는 번호 순서 대로 앉아 있기 때문에 외우기가 좀 더 쉬워요. 이름을 외우지 못하면 ‘야’라고 부르게 되고 그럼 학생들에게 미안하더라고요.”
그런 이유 때문인지 학생들은 현 교사를 친근하게 생각하고 수업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교수법에 대한 고민으로 인강 강사에 도전

현 교사는 EBS교재 온라인 검토 위원이자 강남 인강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경험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을 준비하도록 만드는 열정으로 되돌아온다. 해마다 방과후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교재를 만들어온 것 외 다양한 교수법의 개발도 그 열정의 일부다.
현 교사가 교수법과 교재 개발에 힘을 쏟게 된 건 1종교사 연수가 큰 계기가 됐다. 교직 경력 5년 이상 교사들이 받게 되는 1종교사 연수에 참여하면서 비슷비슷한 나이대의 동료 교사들이 열심히 가르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극을 받아 나만의 교재와 교수법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교직을 시작할 때부터 재미있는 수업, 지루하지 않는 수업시간을 만들고 싶어 수업시간에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이야기 하게 됐죠. 이렇게 되면 수업시간이 지루하지 않는 선생님은 되겠지만 전문성을 가진 선생님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현 교사는 수업 진행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수업시간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그런데 현 교사가 생각하던 수업과 다른 모습에 당황해 혼자 수업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봤다. 하지만 들어주고 호응해주는 아이들이 없으니 더 어렵기만 하던 차 강남구청 인강 강사를 모집한다는 공문을 보고 도전하게 됐다.
“카메라를 보고 혼자 수업을 진행하면서 강의법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특히 방송에서 틀린 정보를 알려주면 안 되잖아요. 강의를 하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강의를 듣는 전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정확한 지식과 입시 트렌드를 전달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강의 연습을 한 것이 방과후 학교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학생들에게 교사가 전문직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현 교사. “아이들의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하면 학생과 똑같잖아요. 그럼 공부해서 아는 것을 전달해주는 사람 밖에 안 된다는 거죠.”
아이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선생님은 아이들의 질문에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답해줄 수 있는 전문 교사라 생각하는 현원석 교사는 인터뷰가 끝나자 학생들의 질문에 거침없는 답변을 위해 교재 연구를 시작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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