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만난 사람_ 새마을 이동도서관 김정옥 팀장

2015-06-25 01:28:42 게재

찾아가는 동네 책 사랑방, 책과 함께 미소도 활짝~

지난 수요일 오전 9시 30분, 평안동 초원 한양아파트 앞 안양시 새마을 이동도서관에는 삼삼오오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잠이 덜 깬 작은 아이를 업고 5살 큰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공주 책을 찾는 젊은 엄마부터 조정래의 <정글만리>의 위치를 빠르게 눈으로 살피는 중년 여성까지 이동도서관 버스를 찾는 주민들은 다양하다. 아울러 ‘신간이 무엇인지?’, ‘몇 주 전부터 기다린 인기도서는 있는지?’ 책에 대한 관심과 궁금한 점도 많다.
하지만 이 모든 궁금증은 버스에만 올라서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해결사는 다름 아닌 이동도서관 김정옥 팀장이다. 벌써 4년째 한자리에 우직하게 앉아 이동도서관을 책임지는 김 팀장을 만나 이동도서관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이동도서관은 찾아가는 도서관 버스로 알려졌다. 언제부터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A. 새마을문고 안양시 지부는 경기도 최초로 이동도서관을 개관한 곳이다. 이동도서관은 1991년에 시작했다. 내부를 도서관으로 개조한 2대의 버스가 안양지역 36곳을 매주 찾아가고 있다. 현재 이동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은 약 8만 2000여 명, 2014년 대출권수는 약 26만 180권이었다. 안양시 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1주일에 5권까지 대출할 수 있다.

Q. 버스가 가득하도록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A. 오전에는 주부 독자가, 오후에는 부모와 함께 오는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다. 특히 하교 시간부터 오후 늦게까지는 아이들의 사랑방이나 다름없다. 끼리끼리 모여 앉아 책에 몰두하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다. 학원가는 사이 빈 시간에 쏜살같이 달려와 책 한 권을 뚝딱 보고 가는 아이도 있다. 아이를 찾으러 온 부모에게 ‘누구 여기 있어요!’라고 말해주는 것도 익숙한 풍경이다.



Q.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가 궁금하다

A. 태교 책을 빌리던 임산부가 세월이 지나 아장아장 걷는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모습을 보면 이 일을 시작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체장애인들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책을 대여해주는 ‘장애우 도서배달 서비스’도 기억에 남는다. 바깥출입조차 힘든 경우가 많아 책 대여는 엄두도 못 냈기에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감사해 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Q. 이동도서관의 인기도서는?
A. <정글만리>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늘 찾는 사람이 많다. 법륜스님의 <인생수업>도 베스트셀러이다. 젊은 주부들은 교육서를 많이 찾는다. 신간 교육서도 인기가 좋지만 <잠수네 초등 1, 2학년 공부법>이나 <유대인의 자녀 교육법> 등은 스테디셀러이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권장도서를 많이 빌린다. 3, 4학년 학생들의 인기도서는 <빨간 내복의 초능력자>, <스무고개 탐정>, <니키의 도크 다이어리>이다. <수학도둑>, <마법천자문> 같은 학습만화는 학생들에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적인 책들이다.



Q. 일의 특성상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저절로 느낄 것 같다. 한마디 남긴다면?

A. 가장 좋은 점은 독서가 생활화된다는 점이다. 좋은 책을 접하면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우동 한 그릇>과 <청아 청아 눈을 떠라>라는 책을 좋아한다.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은 물론 마음을 깨우치게 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더 일찍 책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든다. 하지만 매주 책을 빌리며 ‘책을 손에 놓으면 불안하다’라고 말씀하시는 60대 어르신의 모습을 보면 독서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뒤돌아보게 된다.

Q.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A. 많은 예산이 확보되어 시민들에게 더 다양하고 좋은 책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울러 지난 10여 년을 함께 했던 이동도서관 버스가 곧 신차로 바뀔 예정이다. 더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시민들을 만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렌다. 신차에서는 영화도 상영할 예정이다.

주윤미 리포터sinn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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