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2분기 적자 2조원 예상
해양플랜트 부실이 원인
강력한 구조조정 추진
대우조선해양이 2000년 워크아웃 이후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그동안 실적에 반영하지 않은 해양플랜트 손실 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손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회사 신뢰도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 확실시 된다.
15일 금융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분기에 2조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조선의 손실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해양플랜트 사업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쟁적으로 해양플랜트에 뛰어들었다. 경험이 없는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예상보다 원가가 많이 들어가고, 공정이 지연될수록 비용이 커져 국내 조선업계는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이번 대우조선 손실도 2011년 수주한 해양플랜트 공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2011년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을 척당 약 6000억원에 수주했으나 건조기간이 척당 평균 10개월∼1년 가량 지연되면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그동안 손실을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4700억원대의 영업이익에 33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실적을 발표했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손실을 반영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5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 지난해 영업이익도 1830억원으로 전년보다 80% 감소했다. 대우조선이 의도적으로 실적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정성립 사장도 지난달 25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실적이 악화됐는데 대우조선만 잘하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면서 "부임 후 가장 먼저 회사의 실상을 파악했는데 해양 쪽에서 어느 정도 손실을 보고 있었다는 것이 파악돼 2분기 실적에 자연스럽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 폭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상선, 특수선, 해양플랜트에 주력하고 나머지 분야는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고 예고한바 있다.
대우조선은 이미 자회사 FLC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서 대우망갈리아중공업, 대우조선해양건설, 드윈드 등의 자회사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측은 "의도적으로 실적을 은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채권단(산업은행)에서 재무책임(CFO)을 맡고 있어 실적을 조작할 수 없다는 것.
대우조선 고위 관계자는 "최근 나돌고 있는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가능성은 소문에 불과하다"며 "이번 손실을 털어내면 하반기부터 정상화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우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상당규모의 적자 시현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나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수주잔고 세계 1위의 조선사로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추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대우조선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2년 전부터 해양플랜트는 수주하지 않고,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했다"며 "선박이 인도되는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부터는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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