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보면 제조업 중요성 보인다

2015-10-20 10:20:35 게재

그리스·포르투갈·이태리…제조업 취약으로 고전

유럽 국가들의 현재 경제상황을 보면 제조업의 중요성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유럽연합(EU)을 견인해나갈 만큼 튼튼한 경제구조를 갖춘 반면 제조업이 취약한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은 피그스(PIIGS)라 불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축적의 기술'이라는 저서에서 "그리스는 제조업 비중이 10%에 불과하고, 서비스업 비중이 76%에 이른다"며 "그리스는 유로지역 평균보다 의사나 변호사 수가 많고 과학기술자는 적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서비스업종이 대접받고 잘되는 나라는 '경제가 나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을 보면 하나같이 제조업 강국"이라고 진단했다.

세계의 파워하우스로 등장한 중국의 힘도 제조업 역량으로부터 출발했다. 중국은 '시간'적으론 산업기술의 경험이 많지 않지만 '공간'적으론 내수시장이 크다는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산업선진국들이 100년에 걸쳐 경험하거나 축적한 기술력을 10배 많은 인구와 토지 등을 이용해 10년 만에 따라잡는 식이다.

선진국, 첨단산업 주도권 = KOTRA(사장 김재홍)는 최근 '주요국의 제조업 육성정책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육성의 선봉에 선 국가는 미국으로 2011년부터 '첨단제조파트너십'이라는 제조업 육성정책을 추진했다. 첨단 제조업 육성을 위한 2016년 한해 예산이 6억800만달러(6831억원)에 달한다.

독일도 2012년부터 '산업4.0' 프로그램을 가동시켰다. 전통 제조업과 IT를 접목시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산업4.0'이 현실화될 경우 30%의 생산성 향상과 연간 100억유로 상당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한다.

우리나라 역시 제조업 혁신을 통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2014년부터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수립해 세부과제를 실행하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세계 제조업의 선도국가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 첨단 제조 분야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육성 분야는 3D 프린팅, 디지털제조기술, 경량화 금속, 스마트 센서, 스마트 메모리, 표준화 모듈 플랫폼,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첨단 분야가 대부분이다.

개도국은 경제성장이 목적 = KOTRA는 보고서에서 2015년 제조업 육성 정책을 가동시킨 중국(중국제조 2025)과 대만(생산력 4.0 프로젝트) 역시 제조업 강국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차세대 IT 기술, 고급 디지털제어 공장기계 및 로봇, 선진 궤도 설비 등 10대 육성산업을 선정했다. 대만도 스마트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를 이용한 설비 자동화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인도와 모로코는 2014년, 러시아와 에콰도르는 2015년에 제조업 육성 정책에 뛰어들었다. 이들 국가는 제조업 육성을 통한 경제성장을 목적으로,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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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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