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월한 품목, 중국 추격으로 위기
부품·소재 분야 취약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LCD 등 디스플레이분야 1등을 해오고 있지만 최근 중국 추격이 거셉니다. 기술격차가 거의 없을 정도로 따라왔습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일본을 추월했지만 중국 추격으로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디스플레이 분야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두 업체가 대략 45%를 유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고 중국기업의 공세가 거세다. 중국업체 BOE는 10.5세대 LCD 패널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며 한국 추월에 나섰다. 현재 한국 LCD는 8세대이다. 연간 생산량도 중국이 2~3년내 한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조선 모바일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중심이 일본에서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반도체산업도 80~90년대 일본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1993년 반도체 부문 세계 1위와 3위는 미국의 인텔과 모토로라 세미컨턱터이지만 2위, 4위, 5위는 모두 일본 기업이었다. 2013년은 일본 기업이 모두 빠지고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반도체산업 우위를 점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1200억위안 규모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하는 등 '반도체 굴기(우뚝 섬)'에 나서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글로벌 톱5 낸드플래시 기업 샌디스크를 인수하고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진입했다.
TV 시장도 2000년대 일본기업이 주도하다가 한국기업이 선두권으로 치고나갔다. 2008년 한국과 일본의 세계 TV시장 점유율이 33.5%로 같다. 이후 일본은 30% 이하로 떨어졌고 한국은 40%에 육박한다.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7.4%(2008년)에서 19%(2014년)까지 치솟으며 한국 일본을 맹추격중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기술수준은 여전히 일본 한국 중국 순이다. 일본이 한국보다 2.8년 앞서 있다고 보면 중국은 1.4년 뒤쳐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이 일본 기술수준을 쫓아가는 것보다 중국이 한국을 더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점에 산업계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일본을 제친 한국이 중국의 추격에 맞서기 위해서는 소재 부품 등 기초기술의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이창희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축적의 시간'에서 "일본이 과거 패널이 TV 세트 부문에서 선두에 있다가 우리나라에 자리를 내준 이후 경쟁력을 잃었다"며 "하지만 일본은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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