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시간조사에서 확인된 불평등│③ 여성에 치우친 가사부담
똑같이 돈 벌어도 여성이 여가시간 짧아
50~60대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적어
여성 취업자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이 남성 취업자에 비해 연령대별로 적게는 20분에서 많게는 1시간 이상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 취업자에 비해 노동시간은 짧지만 여성의 가사와 돌봄노동시간이 남성취업자보다 훨씬 더 길기 때문이다.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지원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여성 취업자의 부담이 과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국인구학회가 통계청 의뢰로 2014년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활용해 한국인의 삶을 심층분석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자들만을 대상으로 성별과 연령에 따른 생활시간을 분석한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 취업자의 여가시간이 남성 취업자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취업자간 하루 평균 여가시간의 차이는 20대가 22분, 30대 31분, 40대 45분, 50대 61분, 60대 이상이 62분 등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커졌다. 30대 이후 남녀 취업자간 노동시간의 격차는 줄지만 가사와 돌봄에 들어가는 여성의 노동시간은 그만큼 줄지 않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연령대 높아질수록 남녀 여가 불평등 커져 = 20대의 경우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58분, 돌봄노동은 12분으로 남성보다 각각 34분과 7분이 길었다.
반면 노동시간은 남성이 50분 더 길었고, 개인유지시간은 여성이 34분 더 많았다. 여가시간의 차이는 22분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30대에서는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126분으로 급격히 늘어난다. 이는 남성의 가사노동시간보다 1시간 30분 이상 많은 시간이다. 돌봄노동에도 남성보다 30분 이상 많은 63분을 투입했다.
노동시간은 260분으로 남성보다 1시간 30분가량 짧았지만 가사 및 돌봄노동시간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남녀 여가시간의 차이는 31분으로 20대보다 벌어졌다.
30대 여성 취업자의 경우 노동시간과 여가시간을 줄여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에 투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0대에서는 여성 취업자의 돌봄노동시간이 20여분으로 30대 여성 취업자보다 짧은 반면 가사노동시간은 156분으로 30분 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령대 남성 취업자와 비교하면 가사노동시간이 2시간 이상 길었다. 노동시간도 291분으로 30대 여성 취업자보다 30분 이상 길었다. 남녀 취업자간 노동시간 격차는 46분으로 30대의 절반 수준이었다.
40대 여성 취업자의 경우 줄어든 돌봄노동시간을 다시 유급노동과 가사노동으로 전환해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가시간은 남성에 비해 45분 가량 짧았다.
40대부터는 개인유지시간도 남성보다 여성이 짧았다. 남녀 취업자간 노동시간 차이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여성의 개인유지시간과 여가시간이 남성보다 짧은 것은 50대 이상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여성 취업자의 가사노동은 50대 153분, 60대 이상 175분으로 나이가 들수록 늘었다. 여가시간은 50대와 60대 이상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1시간 이상 짧았다.
◆휴일에 더 커지는 가사노동 불평등 = 남녀 취업자간 여가시간과 노동부담의 불평등은 휴일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취업자의 근무일과 휴일 생활시간을 성별에 따라 분석한 결과 여성 취업자의 가사노동시간은 근무일 하루평균 109분에서 휴일에는 209분으로 1시간 30분이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은 21분에서 71분으로 50분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여성의 휴일 여가시간은 남성보다 1시간 30분 정도 적었다.
보고서는 "똑같이 유급노동을 하더라도 여성은 연령에 상관없이 가사와 돌봄노동을 주로 담당해 여가시간, 개인유지시간의 불평등을 경험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여가시간 불평등과 여성의 노동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동시장·근로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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