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

"주요 환경난제(녹조·미세먼지·악취 등) 해법은 생물다양성에 있다"

2016-07-14 10:27:05 게재

기관 고유의 정체성 확보

국제적 기관으로 도약해야

"생물자원을 잘 보전하고 활용하면 우리 삶에 유용한 면들이 많아요. 5대 환경난제 중 하나인 녹조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녹조류 속의 유용성을 추출, 다른 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볼 수도 있겠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흡착·정화 식물을 대량 증식시키는 등 생물자원은 미래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인류의 안전과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국민들께 이러한 이점을 알리는 일이 급선무인 것 같아요."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환경부 기술고시 27회(1992년)/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석사(1996년)/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행정학과 석사(2006년)/ 환경부 감사관실 환경감시담당관(2007~2008년)/ 환경부 상하수도정책관실 토양지하수과장(2009~2010년)/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박사(2012년)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미래환경정책기획단장(2012~2013년)/ 낙동강유역환경청장(2014~2016년 5월)/ 국립생물자원관장(2016년 6월~)

7일 인천 서구에서 만난 백운석(56)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분주했다. 지난달 제6대 국립생물자원관장이 된 그는 한 기관을 잘 꾸려나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지만, 새로운 분야의 사업들을 펼칠 생각에 즐거움이 더 큰 듯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환경부 소속기관으로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총괄 연구 업무를 담당한다.

백 관장은 본인을 '중견기업의 공장장'이라고 말했다. 국가기관으로써 해야 할 업무는 충실히 하지만,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기업 못지않게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쳐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 그는 국립생물자원관이 단순히 국내 생물다양성 총괄 기관에 머무르지 말고 국제적인 기관으로 도약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백화점식 업무보다는 선택과 집중의 미학을 발휘, 고객 지향적 업무 추진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014년 10월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한반도 고유의 생물자원과 관련한 주권확보 문제가 시급해졌죠. 다행히 국립생물자원관은 약 9년의 짧은 기간 동안 꽤 많은 국가생물종목록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DNA바코드 시스템 구축 등 명실상부하게 생물다양성 은행 역할을 하고 있죠."

내년이면 개관 10주년을 맞는 국립생물자원관은 4만5295종의 국가생물종목록을 구축했다. 확보한 표본 수만 272만점. 400여만 건의 생물다양성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대중에게 서비스 중이다. 생물산업(BT) 지원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유용성 연구도 활발히 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국내외 생물자원의 특성연구를 통해 산업재산권 42건을 출원했다. 또한 국민막걸리 K, 동성쉴드 치약 등 생물다양성 활용 기술이전을 통한 상품 개발에도 일조했다.

"이르면 내년 6월 소청도에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완공됩니다. 철새 연구 업무를 총괄하는 센터인데, 우리 기관에서 해당 업무를 당당하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을 철새가 옮긴다는 등 그동안 과학적인 근거 없는 추측들만 난무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AI 원인 분석을 해볼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재 확보다. 양질의 연구 인력이 확보돼야만 제대로 된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터. 하지만 연구 특성상 외지에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고급 인력들 유치가 가능할지 걱정이 될 수도 있는 게 현실이다.

"소청도는 지리적, 안보적 이유로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곳이죠. 국가철새연구센터처럼 환경 관련 기관이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생태관광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에게 답이 있거든요. 유관기관과 협업하고, 국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만 국제적인 생물다양성 기관으로도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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