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차' 만들어 와야 조기폐차 … 전형적인 탁상행정
오염물질 배출량 많은 비도로용 건설기계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
정부가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의 주력 사업으로 삼은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사업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노후 경유차는 정밀검사에서 배출허용기준 초과 여부와 관계없이 DPF 부착 또는 LPG 개조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면 조기 폐차를 받을 수 없다. 차주가 조기 폐차를 할 의사가 있더라도 배출기준을 초과하면 '정상차'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비를 받은 후 배출기준을 만족할 때만 조기폐차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더불어민주당·경기 의왕 과천) 의원은 "배출기준을 초과하는 차량부터 폐차하는 게 상식인데, 일반적인 정비를 통해서는 배출기준을 만족하기 어려운데도 배출기준을 맞춰서 오라는 것은 이중부담이자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면서 "환경부는 관련 지침을 합리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정책 설립 의도와 달리 잘못된 점이 있는 것 같다"며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환경부의 대기질 개선 정책은 사각지대나 불합리한 점이 여전히 많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가 비도로용 건설기계다. 비도로용 건설기계가 연간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은 PM10 6100톤, 질소산화물(NOx) 12만톤으로 도로용 건설기계의 배출량인 PM10 500톤, NOx 17,000톤보다 각각 12배와 7배가 더 많다. 하지만 정작 규제 대상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덤프, 믹서, 펌프 트럭 등 도로를 이용하는 건설기계는 제작차 및 운행차 배출규제를 받고 환경개선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같은 건설기계이지만 굴삭기 불도저 기중기 등 24종은 도로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염물질을 훨씬 더 많이 배출하는데도 운행 시 배출규제를 받지 않고 환경개선부담금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환경부는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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