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중국 파워블로거 '왕홍' 잡기

2016-10-19 10:53:16 게재

중국내 모바일 확산

왕홍입김 점차 세져

6일 오후 4시 스마트폰 중국 생방송 앱인 '잉커'에 소피아라는 이름의 왕홍이 등장했다. 그는 한손으로 직접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한국 화장품과 가방브랜드를 소개했다. 이 앱방송은 시청자수가 29만3000명을 기록하며 잉커 생방송 순위 상단에 오르는 열기를 토했다. 잉커에는 제품판매기능이 없다. 잉커를 통해 왕홍이 소개하는 물건은 다른 모바일 쇼핑몰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연회실에서 개최된 '실효적인 중국 왕홍 마케팅 방안 간담회'에 참석한 중국 여성 왕홍이 SNS로 실시간방송을 진행하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씨엔아이 제공

유통업계가 중국 소비자를 잡기위해 '왕홍'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왕홍은 온라인상 유명인사를 뜻하는 '왕뤄홍런'(網絡紅人)의 준말로 웨이보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하며 많은 팬과 영향력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다.

일명 파워블로거나 유명 유투버에 해당된다.

중국에서는 '왕홍경제'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왕홍 영향력은 막강하다. 모바일 거래가 급증하면서 제품을 직접 볼 수 없는 소비자들은 왕홍이 소개하는 제품의 장단점을 보고 구매하는 형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왕홍들은 한국 화장품과 패션 코디법 등을 소개하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왕홍을 활용한 국내 업체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아모레퍼시픽은 한방 샴푸 브랜드 '려'를 알리기 위해 왕홍 초청행사 '한방 뷰티 투어'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왕홍과 배우 박신혜가 함께 나와 생방송 앱으로 려샴푸를 소개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달 서울 도산공원에 위치한 한류 VR 스튜디오에서 왕홍 9명을 초청해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애경도 5월에 왕홍 초청행사를 개최했다. 초대된 왕홍들은 애경데이에 참석해 직접 국내 화장품을 체험했다. 특히 메이크업 강좌에서 애경제품을 이용해 중국인이 선호하는 피부관리법과 화장법을 선보였다.

최근 갤러리아면세점도 주급 2만달러짜리 중국관광객 가이드를 선발했다. 선발된 가이드 조우루오쉐씨는 76만명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왕홍이다. 그가 63빌딩, 노량진 수산시장, 유람선 체험과 세계불꽃축제를 SNS에 소개하자 중국 포털 사이트에서 '갤러리아면세점' 검색이 하루 평균 829%나 증가했다.

한 왕홍 마케팅 전문가는 "대형 쇼핑몰에 집중돼 있던 중국 소비자들이 개인 네트워크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며 "왕홍과 같은 개인이 물건을 판매하는 플랫폼인 '웨이상' 거래량이 2014년 25조5000억원에서 올해 4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왕홍 마케팅이 개선해야 할 부분도 드러나고 있다. 현재 한국기업은 중국 SNS상에 직접 계정을 만들수 없다. 결국 인기 왕홍을 통해서만 SNS에 제품을 노출할 수 있는 구조다. 최근에는 인기 왕홍의 몸값도 비싸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왕홍 마케팅이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들과 전속계약을 맺은 왕홍이 나올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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