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금융회사 '자유수임 6년+지정감사 3년' 법안발의
채이배 의원, 9년 한시도입
상장회사와 금융회사가 최대 6년간 회계법인을 자유롭게 정해 감사를 받고 나면 3년간은 금융당국이 지정한 회계법인에게서 감사를 받도록 하는 법률개정안이 발의됐다. 소위 '6+3 감사인지정제'로 자유수임과 감사인지정제를 혼합한 형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국민의당·비례대표) 의원은 '6+3 감사인지정제'를 9년 동안만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채 의원은 "감사인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강력한 조치로 지정감사제도를 확대 적용해 회계시장의 오랜 관행의 틀을 깰 필요가 있다"며 "상장회사와 금융회사, 시스템 리스크가 큰 회사들에 대해 감사인 자유선임을 최대 6년간 허용화되 이후 3년간은 금융감독당국이 지정하는 감사인을 의무적으로 선임하는 법률안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인 지정에 대해 기업들이 비용증가를 이유로 반대하는 상황이어서 한시적으로 9년에 걸쳐 단 1회, 3년간만 적용하려고 한다"며 "회사 자율적으로 감사인 지정시기를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감사인 지정사유에 법령 위반으로 처벌받은 이력이 있는 임원이 재직 중인 회사를 추가하는 등 지정기준을 강화했다.
이밖에도 법률개정안에는 매 사업연도 1개월 이내에 감사인을 선임하도록 했다. 감사의견에 내는 과정에서 회사의 부당한 개입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는 4개월 이내에 선임하도록 돼 있는데 사업연도가 시작하고 4개월이 지난 뒤 감사계약을 맺으면 해당기간 동안의 조사를 놓친다. 12월 결산 법인의 경우 대부분 3월말 회계감사현장업무가 종료되는데 감사인이 감사의견을 확정하는 민감한 시기에 회사는 '계약'을 빌미로 회계법인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회사가 감사인을 변경할 때는 공시하도록 하고 공시한 경우는 반드시 감사인을 교체하도록 명문화했다. 회사가 감사인 교체를 언급하면서 압력 행사의 수단으로 삼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감사인이 사업연도 종료 2개월 전까지 감사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도 마련됐다. 분식회계가 의심되는데도 회사가 자료제출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회사의 감사를 거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채 의원은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됐던 낡은 회계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한시적인 지정감사제 확대 도입을 통해 회계감사인과 회사 모두 건전한 회계처리를 위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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