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신년 인터뷰│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복지방문지도에 이어 민원지도 제작
"안전문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계속해야"
노점상문제 해결, 빈곤탈출 모델로 만들 계획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우리나라 전체가 비상시국을 맞이했지만 무엇보다 민생안정과 주민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주민들이 생활과 안전사고에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지방정부가 주민 곁에서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문석진(사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2016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는 주민안전과 민생안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추진과정에서 공익과 상식에 부합하는지 늘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구청장은 특히 안전의 문제에 대해서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에도 다시 챙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여수 수산시장 화재를 계기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계속돼야 한다"며 "지역 내 전통시장의 전기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놓고 집중 점검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소화기는 사람이 있을 때 소용이 있지만 사람이 없을 때에도 작동하는 스프링클러 시설을 하도록 예산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안전하고 생활이 안정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은 곳곳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는 민생안정과 관련된 '민원지도'를 제작한다. 민원지도만 보면 지역 내 민원을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어디에서 민원이 발생했고, 어떤 내용의 민원인지, 해결 안되는 민원은 무엇인지를 한 눈에 확인 할 수 있다. 담당 공무원이 자리를 옮기더라도 민원을 파악하고 대처하는데 효과적이다.
지난해 복지전달체계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온 '복지방문지도'와 유사하다. 복지방문지도는 지역 내에 있는 저소득층 8000세대 이상을 방문해 만들었다. 지도에는 세대별 위험도를 구분해 색깔로 표시했으며, 방문했을 때 확인한 24개 복지내용도 적혀 있다. 담당 공무원이 바뀌더라도 연속성을 갖고 주민들을 챙길 수 있다.
문 구청장은 "올해에는 주민들의 생활과 관련 민원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민원지도를 만든다는 것은 민원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또 노점상 해결방안을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노점을 강제철거하거나 다른 지역에 재배치하는 방법이 주를 이뤘다. 문 구청장은 이와 달리 노점상의 문제를 저소득 빈곤층 탈출 모델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노점상은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난 저소득 빈곤층의 대표적인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제도권 사업자로 변화시키는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노점상 아카데미를 열 계획이다. 저소득층의 소득증대 프로그램이 주요 내용이다. 노점을 강제 철거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노점상과 대화·토론을 통해 소득증대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예를 들면 노점상끼리 중복되는 품목을 조정하고, 외국사례를 공유한다. 또 신촌광장에 컨테이너를 만들 때 노점상을 입주시켜 영업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문 구청장은 "계획대로 추진되면 노점상들이 세금내는 사업자로 전환돼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런 정책이 지방정부에서 성공하면 중앙정부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기업을 살리기 위해 지원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공적자금으로도 저소득층 소득증대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