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인사 중기협동조합 진입 막아야

2017-02-03 10:58:17 게재

업계 "임원 자격 강화" 요구 … 군납비리로 전현직 이사장 징역형

중소기업협동조합 내에서 임원 자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비리 인사의 진입을 막아 협동조합 건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다.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계에서 유력 인사들이 군납식품 비리에 연류돼 징역형을 선고 받은 게 알려지면서 이런 요구는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의정부지법 형사2단독(정재민 판사)는 입찰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식품 대표인 피고인 이 모(65)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식품 대표 김 모(64)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유통업체 대표 이 모(37)씨에게 징역 10월을 각각 선고했다.

특히 재판부는 A식품 대표 이씨에게 검찰 구형(징역 1년 6월)보다 2배 많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업체 이씨는 과거 방위사업청 공무원에게 뇌물을 줬다가 적발돼 처벌받은 전력까지 있어 재판부는 "죄질이 특히 나쁘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이들은 해군에 식품을 납품하면서 비리를 저질렀다. 비리를 주도한 A업체 이씨는 입찰을 따내기 위해 납품실적 서류를 조작했다. 자신의 부인 이름으로 등록된 유령회사를 들러리로 세워 낙찰 받기도 했다.

중기협동조합 내부에서 이 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는 군납비리를 주도하고 협력한 이들이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전현직 이사장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을 부정축재 도구로 이용하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협동조합 임원 자격 기준을 강화해 비리 인사들이 협동조합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원 자격 기준을 강화하자는 주문이다.

현재 중기협동조합법의 임원 기준에 따르면 비리로 처벌을 받은 후 2년이 지나면 다시 협동조합 활동이 가능하다. 이는 비리 인사 규제가 너무 느슨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불러왔다.

최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기협동조합 건전성 제고를 위해 이사장 연임 제한, 사외이사제 도입, 전자보고 의무화 등을 담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 만으로는 비리 인사들의 협동조합 진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예를 들어 비리 인사들이 협동조합을 다시 만들어 활동하면 제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협동조합 내부에서 강력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비리 인사들은 오랜 기간 협동조합 임원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협동조합 관계자는 "중기협동조합의 발전 계획에서 비리 인사의 협동조합 진입과 활동을 제재하는 내용이 빠져 있어 아쉽다"며 "협동조합이 신뢰를 얻으려면 당당하고 청렴한 인사들이 협동조합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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