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인터뷰│조길형 서울 영등포구청장

현장·봉사에 주력, 복지행정은 절로

2017-02-15 10:23:44 게재

발달장애인·노인·다문화주민 '따뜻한 통합'

도시재생사업, 청년 일자리창출과 연계 계획

"설날 아침 홀몸노인 190여명이 생활하는 요양원으로 세배를 갔어요. 지난 연말 방문하고 한달만인데 기다리는 분들이 있어요."

조길형(사진)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명절이면 누구보다 쓸쓸한 이들을 찾는다. 서른남짓부터 지역과 이웃을 위해 함께 일하고 봉사했던 통·반장이며 주민단체 회원들이 지금은 80대가 돼 그의 방문을 기다린다. 그는 "(지원부서인) 행정국보다 (현장부서인) 복지·건설국에 힘을 싣고 젊은 과장을 동장으로 내보내 현장에 활력을 더했다"며 "현장·봉사에 주력하다보니 복지행정이 자연스럽게 구현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다시 꿈을 꿀 수 있도록 지원한 '꿈더하기' 사업은 그 중 제일가는 성과다. 사회적 약자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에 속하는 발달장애인을 우선 보듬은 건 '주민 한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기치를 반영한 것.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한 '꿈더하기 베이커리'를 시작으로 베이커리에서 생산한 빵과 과자를 차와 함께 판매하는 '꿈더하기 카페'를 열었고 이를 보조할 '꿈더하기 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일반계 고교 교육과정과 특수교육과정을 연계한 꿈더하기 학교에 이어 발달장애인이 직접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홍보까지 맡는 '꿈더하기 협동조합'이 지난 연말 문을 열었다. 조 구청장은 "발달장애인과 동행한 6년 이야기로 대통령상까지 받게 됐다"며 "꿈더하기 학교를 초·중학교 과정까지 확대하고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체육관을 개관, 부모들이 하루 2~3시간이라도 스스로를 위해 투자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영등포에서 새롭게 선보여 전국으로 확산된 노인정책도 여럿이다. 외로운 노인들이 서로를 돌보며 의지하도록 한 '함께살이'와 노인을 위해 자원봉사 시간을 내는 '노인상담사'가 대표적이다. 노인들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거점가게를 동별로 발굴해 최대 50% 할인혜택을 주는 '백세카드'는 65세 이상 고령자와 지역사회 상생방안이기도 하다. 조 구청장은 "노인상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원광디지털대와 함께 교육과정을 진행 중인데 최근 민간자격증 등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전체 주민 14%에 달하는 외국인 주민에 특별한 관심을 쏟는다. 지난해 7월 다문화지원과를 신설, 실태조사를 통해 본격적인 지원계획을 마련했다. '작은 중국'으로 통하는 대림동에 '다드림문화복합센터'를 건립, 한국어·컴퓨터 등 생활·취업교육과 청소년을 위한 상담 등을 진행.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공동체공간을 마련하고 특히 부모와 함께 입국하는 청소년 사회적응을 도울 예정이다. 체육예산을 확보해 8~9개 학교 학생들이 축구를 하면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고 아동지원센터와 연계한 교육과정도 준비 중이다. 구청 민원실과 서남권글로벌센터에는 최근 채용한 다문화가정 출신 통역인력을 배치, 처지가 비슷한 이웃을 지원하도록 했다. 조 구청장은 "주민 누구나 소외받지 않도록 고른 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화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따뜻한 사회통합'을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간 복지성과에 더해 민선 6기 남은 기간에는 지역 미래를 좌우할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주민들과 뜻을 모으는데 주력한다. 지역 중심인 영등포역과 문래동 일대 74만3000㎡)를 새로운 산업 기지와 창조문화 중심지로 탈바꿈시켜 서남권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마련해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에 응모한 상태다.

조길형 구청장은 "청년실업대책과 연계해 젊은이들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바꿔나가겠다"며 "수도권 교통·산업 전초기지였던 영등포역 일대가 명실상부한 서울 3대 도심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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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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