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성일 한국생태관광협회 회장
"지역에 기반한 생태관광이 미래 성장동력"
"지역의 우수한 자원을 활용,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생태관광은 다른 나라가 따라할 수 없습니다. 생태관광은 미래에 국가를 먹여 살릴 콘텐츠 가운데 하나가 될 것입니다."
김성일(사진) 한국생태관광협회장(서울대 농생명과학대 교수)은 지역에 기반한 생태관광이 중국시장에 의존해온 기존 관광의 문제를 극복할 최적의 대안이자 향후 한국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빠져나간 후 우리관광의 현주소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연과 문화를 보전하고 체험할 기획를 만들어주는 관광으로 체질개선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면서 우리 관광이 정말 발전했는지, 경제적 이익 외에 무엇을 얻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자 명동과 제주도에 내국인들의 방문이 늘고 오히려 조용하고 깨끗해졌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최근 세계적인 여행 트랜드는 현지의 문화와 삶을 체험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영국판 허핑턴포스트의 2017년 여행 트랜드와 관련된 설문조사에서 절반이상이 현지의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응답했다.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국민해외여행객 주요행선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뉴질랜드(23.3%)와 라오스(72.1%) 등 생태(자연)관광지 여행이 큰 증가를 보였다. 김 회장은 "관광객 숫자가 관광발전을 나타내는 지표의 전부가 아니며, 여행수지 적자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열쇠도 아니다"면서 "세계적인 트랜드에 맞춰 우리만의 우수한 자연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태관광은 여행의 격을 높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자 지역주민의 참여와 소득창출을 이끌고 지역주민과 관광객 스스로가 자연과 문화를 보전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토카마치시를 성공사례로 들었다. 토카마치시는 인구 약 5만7000명의 작은 도시지만 2000년부터 매년 '대지의 예술제'를 열어 축제기간 5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마을의 폐교와 150여년 된 고택 등을 작품화해 해설 소재이자 숙소 및 식당으로 운영하고 작품개발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운영에 지역주민들이 적극 참여한다.
김 회장은 "대지의 예술제에 참여하는 비용이나 지역특산물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은데도 관광객 수는 증가세를 보여왔다"며 "생태관광은 여행자들이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깊이 배우고 체험하는 만큼 높은 비용도 기꺼이 지불한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국립공원 방문객은 4400만명, 자연휴양림 방문객은 1500만명, 산과 바다를 찾는 이를 포함하면 우리 국민의 자연방문은 세계 최상급"이라며 "생태관광을 통해 이들이 지역문화를 체험하고 소비할 기회를 많이 만들면 여행적자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