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한강버스 타고 출·퇴근

2024-11-26 13:00:03 게재

서울시, 한강버스 실물 공개

25일 진수식, 시범운항 거쳐

오세훈 서울시장 역점사업인 한강버스 실물이 공개됐다. 서울시는 25일 경남 사천시에서 한강버스 안전기원 진수식을 개최했다. 진수식은 배를 만들어 처음 물에 띄우는 행사다.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낸 한강버스는 잠수교를 통과하기 위해 납작하게 설계된 선체, 안정된 운항을 위해 쌍동선(선체 두개 위에 갑판을 연결한 형태의 배) 형태로 만든 외관이 우선 눈에 띄었다.

서울시가 25일 경남 사천시에서 열린 한강버스 안전기원 진수식에서 한강버스 실물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시범 운항과 안전 검증을 거쳐 내년 3월부터 한강에서 운항을 시작한다. 사진 서울시 제공

입석없이 좌석으로만 운영되며 한번에 199명을 태울 수 있다. 승조원 자리 5개를 제외하면 승객은 최대 194명까지 탈 수 있다. 좌석마다 테이블이 설치돼 있어 실내 카페테리아서 간단한 식음료를 구입해 개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다. 선박 앞뒤엔 거치대를 설치해 자전거를 이용한 탑승이 가능하고 4개의 휠체어석도 마련해 이동 약자들을 배려했다.

한강버스의 또다른 특징은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했다는 점이다. 친환경 추세에 맞춰 경유와 전기를 함께 추진체로 사용한다. 시 관계자는 “사업 중간에 친환경 이슈가 제기되면서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변경 제작하느라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며 “관련 인증이 16개나 되고 엔진 제작 기술도 국산화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산에 의존했던 선박용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95%까지 국산화한 것은 예상 외의 성과라는 평가다.

이날 공개된 한강버스 2척은 사천 앞바다에서 해상 시험 및 시운전을 통과한 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검증을 거쳐 한강으로 인도된다.

◆진수식 끝났지만 최종 관문 남아 = 한강버스 사업은 그간 많은 논란을 낳았다.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사업성 부풀리기 의혹, 제작업체 선정 문제점, 운영회사 특혜 논란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언론도 선착장 사업 등에 연일 비판을 쏟아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오 시장은 진수식 행사 도중 눈물을 터뜨렸다. 고생한 직원들 노고를 격려하는 대목에서였다.

한강버스는 서울시장에 재취임한 오 시장의 구상이 ‘실물’로 드러난 사실상 첫번째 사례다. ‘서울시장 오세훈’을 상징하는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 급등 사태로 속도가 더뎌져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서울링 남산곤돌라 등 주요사업도 여러 요인으로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위례신사선 등 도시철도 사업은 정부의 비협조로 첫발을 못떼고 있다. 오 시장은 “(한강버스 실물을 보니) 감격을 주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강버스 진수식을 끝냈지만 검증과정이 남아있다. 배는 남해안과 서해안을 바닷길로 운항해 인천으로 들어와 경인아라뱃길을 거쳐 한강에 도착한다. 도심 내 강과 달리 위험요소와 가변성이 큰 바다 운항이 최종 시험대다.

이용객 확보는 또다른 과제다. 대당 70억원이 넘는 수상버스를 띄웠는데 타는 사람이 없다면 또다른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시는 한강버스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 연인원 3000만명을 돌파한 한강 이용객에 기댄 기대다. ‘관광용으로도 사용한다’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시 관계자는 “교통이 우선이지만 관광용으로도 각광 받을 것”이라며 “기후동행카드와 연계해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고 1회 이용료도 3000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한강의 새로운 명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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